[윤지혜기자] 7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보다 세수가 20조원가량 늘어난 배경에 대한 집중조명이 이뤄졌다.
국세청이 기재위에 제출한 국감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청 소관 세수는 총 15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9조9천억원)보다 20조1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의원은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실적을 보면 정기에 비해서는 비정기가 증가하고 있고 5억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에 (세무조사가) 집중돼 있다"며 "영세한 곳은 대응력이나 서류 미비 이런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경기가 어려울 때는 큰 곳을 위주로 세무조사를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고수익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4년간 10억원 이상 고수익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는 500건으로 증가했는데 건수가 늘어나면서 총 부과액도 늘었다"며 "세금을 많이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하는 사람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세무조사를 세수 확보 수단뿐 아니라 조세정의 확보 수단에서 접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임환수 국세청장은 "조사 인력 부족으로 세무조사 건수가 줄고 있는 데다 세무조사를 통한 세수 확대는 7조~8조원에 불과하다"며 "세무조사를 통해서 세수를 확대한다는 전제가 적용되기에는 우리나라 세금의 규모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이 전산분석자료를 사전에 안내하는 '사전성실신고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세청이 사전성실신고제도로 납세자를 압박해 세금을 더 내게 했다는 설명이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종합소득세 안내장을 보면 '사전신고를 제대로 안하면 사후검증 세무조사도 한다'고 적혀 있어 납세자 입장에서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요즘 세무사들은 '사전성실납부제도가 도입됐으니까 큰 말하지 말고 돈을 더 내라, 아니면 사후검증 나온다'고 말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들이 매출은 똑같은데 세금은 더 많게 내게 됐다"며 "임 청장은 세수 증대 이유로 성실납부의식이 높아졌다고 했지만 제가 봤을 땐 사전성실신고제도 도입 이후 저런 압박감에 세금을 조금 더 신고하게 됐고 그것이 20조원의 한 요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도 "작년에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사후에 세금조사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사전성실신고제도가 좋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전반적인 제도의 취지나 방향은 옳은데 (사후검증에 대한) 문구를 좀더 약하게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임 청장은 "국세청은 세법에 따라 납세자들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더 내라곤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세청장 직권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조사해야"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공익법인에 대한 관세청의 관리감독 강화도 주문했다.
윤호중 더민주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만 놓고 보더라도 재벌기업이 두 재단에 770억을 기부했는데 이를 기부하면서 감면받은 세액이 187억원"이라며 "770억원 기부금 중에는 국민 재산 187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볼수 있기 때문에 공익법인의 출연을 받아서 운영하는 곳에 대한 국세청의 관리감독과 감시 등이 훨씬 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도 "공익법인이 3만5천개인데 이로 인해 법인세나 세수 감수가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국세청이 법인세·상증세 등을 전반적으로 세무조사하고 회계나 세금관리 부분을 직접 보는 등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 영수증 총 발급 건수와 명세서 제출을 요구하며 "법에 보면 관세청은 지정기부금단체의 사후 관리감독 책임이 있어 두 재단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며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국세청장 직권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금이 20조원 더 걷혔는데 열심히 일하는 제조업을 두드려 잡아서 세금을 걷는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런 인상을 주지 않도록 외국계 담배 회사 세금 탈루액 문제 등을 제대로 잡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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