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롯데면세점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1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에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 시장을 경쟁적 시장 구조로 만들기 위해 한 업체가 시장 점유율 50%를 넘지않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런데 관세청이 6월 3일 신규 면세점 공고를 하면서 이 내용을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월 발표한 내용대로라면 롯데면세점은 평가기준에서 감점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돼 있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천홍욱 관세청장은 "법과 시행령이 개정이 안 돼 있어 빠졌다, 개정된 다음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하자 그는 "법령을 정비한 후 공고를 냈어야 한다"며 "정부 발표는 다 허언이었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미 더민주 의원도 "이는 정부가 편법을 통해 면세점 특허를 롯데에게 다시 주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가 56.29%를 차지하고 있는데 롯데월드타워점에 다시 허가를 내주면 롯데가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육박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그는 "롯데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을 뿐 아니라 롯데 골프장을 사드에 내주니 그 대가로 신동빈 회장을 불구속하고 롯데월드점을 다시 오픈하게 해주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면세점 심사 기준을 문제 삼았다.
그는 "롯데와 같이 총수 일족과 회사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각종 비리로 기소된 상황에서 면세점 면허를 심사할 때 롯데 비리 문제를 반영할 만한 항목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천 청장이 "지역 여론 평가 및 공헌도와 공정거래를 위한 노력 등 두 가지 조항에서 반영하고 있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주먹구구식으로 황당한 기준을 세우면 안된다"며 "분명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심사를 하고도 뒷 말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면세점 심사위원 명단 제출 거부에 野 항의 빗발쳐
이날 국감에서는 면세 특허 심사위원 명단 공개를 두고도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과 국세청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송영길 더민주 의원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업체들과 면세점 특허 심사위원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면세점 심사위원 명단을 요청했는데 왜 제출하지 않느냐"고 묻자 천 청장은 "심사위원 명단 심사의 공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김태년 더민주 의원은 "국회법과 증감법에 국가 기밀을 제외하면 무조건 자료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며 "관련법에 의해 자료를 요청을 했는데 관세청에서 대체 어떤 법령에 의거해 임의대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도 "지난 19대 때 면세점 허가 과정에서 전직 관세청장의 적당하지 못한 행동이 발각됐다"며 "면세점 허가와 관련된 관세청 심사가 구설수에 오르고 여기에 뒷돈 거래가 있었던 것도 밝혀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국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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