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험난한 길을 걸어온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인 핸디소프트가 '권토중래'에 나선다.
정부 주도의 SW 개발 보급 사업으로 흔들리고, 대주주 횡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에 빠졌던 핸디소프트는 다산그룹의 손을 잡은 지 5년 만에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18일 핸디소프트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고 공모 일정 등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6개월 안에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다산그룹에 인수되기 전의 핸디소프트는 1991년 2월 설립됐다. 그룹웨어로 공공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시절을 보내며 1999년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그러나 2009년 정부가 행정업무시스템 '온나라시스템'을 개발해 공공기관에 무료로 배포하면서 시장을 잃고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SW산업을 해친 사례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거기다 무리한 해외 사업 확장과 경영권 매각에 따른 대주주의 횡령·배임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2011년 상장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고, 상장 폐지 후 회사는 핸디소프트홀딩스와 핸디소프트로 물적 분할됐다.
같은해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자회사인 다산SMC를 통해 SW사업 분야인 핸디소프트를 인수하게 된다. 이때 다산SMC가 존속회사가 되면서 사실상 핸디소프트는 사라졌지만 이름은 남게 됐다.
다산그룹 관계자는 "핸디소프트의 SW 사업 자체가 (사업적으로) 좋았고, 핸디소프트가 가진 영업망이 공공 시장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하려던 다산SMC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산 그룹 계열사가 된 핸디소프트는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고, 5년 만에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 시장 재진입을 노리게 됐다.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산전수전을 겪은 핸디소프트는 기존 협업 SW 사업에 더해 스마트카 등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사업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으며 성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엔 차량 IoT 사업을 전담할 법인 '핸디카'까지 설립한 상태다. 다산네트웍스 개발 본부장 출신 이상산 대표가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번에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기업 시장 진출을 위한 제품 개발과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IoT 사업화에 쓰일 예정이다.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는 "(기존 공공 시장을 넘어) 기업 시장에 진출하려다 보니 이에 맞는 제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또 지금까지 IoT 제품 개발에 치중했다면 앞으론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데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개발 뿐 아니라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 기업 규모에 따라선 인수합병(M&A)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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