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동의보감의 편찬자 허준을 가르친 스승은 유의태(柳義泰)로 알려져 있다. 그는 드라마 '허준'에서 제자를 위해 자신의 몸을 내준 의인으로 묘사된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유의태라는 인물은 일약 존경받는 역사 속 실존인물로 재탄생했다.
유의태의 고향으로 알려진 산청에서는 그를 산청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돼 산청 한의학박물관에 영정까지 전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의태의 가묘, 묘비, 동상, 기념비 등을 제작해 유의태를 '산청을 빛낸 인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유의태약수터'까지 만들어 관광안내지도와 네이버와 다음지도에까지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의태는 허구의 인물이며 유의태의 모델은 조선후기 실존인물이었던 산청의 명의 유이태(劉以泰)였다는 사실을 밝힌 서적이 출간됐다. 신간 '기억하고 싶은 조선의 참의원 유이태'는 유의태는 허구의 인물이며 유이태가 실존인물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의태라는 인물은 50여 년 전인 1965년 경희대 한방병원장을 지낸 노정우 박사가 고증없이 채록해 '허준 약전'에 기록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직접 노박사를 만나 이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허구인물 유의태는 고 이은성 작가의 드라마 '집념'과 소설 '동의보감'에 그대로 차용됐고 1999년 드라마 '허준'에서도 영웅적 인물로 묘사돼면서 실존인물로 인식됐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더불어 산청군의 노력에 의해 마침내 산청을 빛낸 역사적 인물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유의태의 허구성을 밝히면서 동시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조선후기의 명의 유이태(1652-1715)를 소개하고 있다. 숙종 임금의 어의였던 유이태는 홍역전문의서인 '마진편'을 저술한 산청의 전설적인 명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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