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정진석 원내대표, 지금 겁박하는 거냐. 의사진행 똑바로 하라. 독단적인 전횡을 일삼는 거냐"
당 지도부의 거취를 결정할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시작부터 설전과 고성이 오갔다. 친박계 일색의 지도부가 의총을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하자, 비박계가 이를 문제 삼고 나서면서 시작부터 힘겨루기가 벌어진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에서 "저는 친박이다. 지난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을 처음 뵙고, 그때부터 모시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대통령과 정치를 함께 했다"며 "저는 이 자리에 계신 어떤 의원보다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크다.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사과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지도부의 모두발언이 종료된 직후 사회자인 이양수 의원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비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곳곳에서 "아니 무슨 비공개냐, 당장 공개하라", "의총은 공개가 원칙이다. 월권하지 마라"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박계 김학용 의원은 "아니 당헌 당규에 나와 있다. 의총은 공개가 원칙이다"며 "비공개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김성태 의원 역시 "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 정당에서 이런 독단적인 진행이 어디에 있느냐"며 "의원들이 공개하자고 하는데 지도부는 이를 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박계의 문제 제기에 정 원내대표가 발끈하며 "원내지도부에서 그동안 비공개회의를 많이 진행했다. 애초에 모두발언하고 비공개하자고 결정된 것"이라며 "그동안 지도부의 결정을 관례에 따라 소속 의원들이 따라주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비박계 의원들은 "아니 지금이 관례를 따질 때냐"고 소리치자, 정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삿대질하며 "아니, 누가 일일이 의원들에게 물어보고 회의를 진행하느냐"고 화를 냈다.
이에 김성태 의원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말이야, 정당에서 이런 독단적인 진행이 어디에 있느냐. 의원들이 공개를 요구하면 이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 원내대표는 즉각 사과하고 의사진행을 똑바로 해라"고 요구했다.
사태가 커지자 정 원내대표는 사과하며 비박계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그는 "차분하고 질서있게 토론하고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하고 싸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 사과드린다"며 "일단은 비공개로 하고 필요할 때 공개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결국, 의총 공개 여부에 대한 거수투표 결과 출석의원 3분의 2가 비공개에 투표하면서 현재 의총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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