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모두 당론으로 탄핵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향후 정국이 탄핵 추진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양측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탄핵 추진의 속도에 따라 대통령의 임기가 사실상 보장되느냐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촛불민심과 야권의 주장인 즉각적인 퇴진을 거부하고 특검을 대비하면서 탄핵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는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 국정 농단 관련자들과 공범으로 적시한 검찰 수사를 "객관적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맹비난한 청와대는 이후 검찰수사를 거부했다. 이후 대통령 변호인의 숫자를 4~5명으로 늘리는 등 특검에 대비하고 있다.
문제는 탄핵이 어느 정도나 빨리 이뤄질 것인가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로 촛불집회가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재결집할 수 있다.
야당은 탄핵 추진까지는 입장을 같이 했지만, 총리 추천 등을 놓고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의결해도 황교안 국무총리의 직무 대리 체제가 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연장이라며 우선 박 대통령과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국회 추천 총리를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것이 대통령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협상을 하지 않았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탄핵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200석의 동의가 필요하다. 야당 성향 의원을 총동원해도 새누리당 비박계 29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무기명 비밀투표의 상황상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
국회에서 탄핵이 부결되면 박 대통령의 임기는 보장되고 분노한 민심의 역풍은 여당 뿐 아니라 야당을 향해서도 밀려올 수 있다.
최장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는 헌법재판소도 문제다. 박한철 헌재소장 임기가 내년 1월 말,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4일 만료돼 사실상 헌법재판관 7명으로 탄핵 재판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2명만 기각을 표하면 대통령의 임기는 보장된다.
뿐만 아니라 120일의 걸리는 특검과 최장 6개월이 걸리는 탄핵 판결 까지 고려하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사실상 끝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탄핵 심리가 내년 후반기까지 이어지면 헌법재판소로서는 이를 인용할 실익이 사라질 수도 있다. 결국 정국의 중심이 된 탄핵은 얼마나 절차를 빠르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