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LG전자가 '가전업계의 대부' 조성진 신임 부회장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조 부회장이 가전시장에서 일군 기술력과 노하우를 다른 사업 영역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조 부회장이 선봉장으로 올라섰지만 조 부회장과 조준호 사장(MC사업본부장), 정도현 사장(최고재무책임자)로 이뤄진 기존 3인 각자대표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조 부회장이 맡고 있던 H&A사업본부장 자리는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송대현 부사장(CIS지역대표)에게 돌아갔다. 송 사장은 최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지역에서 생활가전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송 사장은 1983년 입사 후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냉장고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2012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후 환율 변동, 경기 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체계적 생산 및 유통 전략으로 견조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LG전자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는 당분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면서 "조성진 부회장을 비롯해 5개 사업부장이 힘을 합쳐 회사를 이끌게 된다"고 설명했다.
◆승진 규모 2005년 이후 최대…제구포신(除舊布新) 나선다
LG전자의 올해 임원 승진 규모는 부회장 1명, 사장 1명, 부사장 5명, 전무 13명, 상무 38명을 포함해 총 58명이다. 총 60명의 임원 승진이 있었던 2005년 이후 최대 인원이다. 목표는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다.
LG전자 측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임원 승진자 수가 많은 또다른 이유는 그만큼 많은 인력이 타 계열사나 외부로 전출됐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라며 "승진자들의 평균 나이가 이전에 비해 특별히 낮은 것은 아니지만 40대도 상당수 있고 최연소 임원은 77년생"이라고 말했다.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스마트폰 사업 체질개선 끝까지 책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조준호 사장은 유임됐다. 조 사장에게는 과제가 많다. 이 사업부의 올해 누적 적자만 7천921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MC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적자가 1조원대 초중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출시한 V20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태다.
조준호 사장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뛰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인력감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인력은 기존의 15%가 감축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당초 스마트폰 사업에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며 SW인력을 대거 채용한 바 있지만, 지금은 SW 개발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이들을 신성장분야인 VC사업본부나 타 계열사에 보내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준호 사장이 MC사업본부의 체질개선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며 "SW인력 감축은 이번 달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고, 전반적인 인력 재배치나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도 올해 안으로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