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2일 본회의 표결이 무산된 것과 관련, "탄핵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배신과 그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일부 야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앞에서 진행한 현장연설에서 "오늘 탄핵이 의결됐다면 박 대통령의 직무가 오늘부로 정지되는 것인데 그것이 무산돼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이 온 나라를 흔들고 있다. 몸통은 박 대통령이고 공범은 새누리당"이라며 "국민의 뜻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으로 모아져 있는데도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지 못한다면 촛불은 국회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속죄하는 방법은 탄핵에 동참하는 것 뿐"이라며 "이는 타협하거나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추상같은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자당인 민주당에도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다짐으로 나아가 모든 기득권을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탄핵에 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연설은 오후 6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시간제한은 없다고 문 전 대표 측이 밝혔다. 사실상 문 전 대표의 '탄핵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연설 후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고3 남학생은 문 전 대표에게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 찬성의 전제조건으로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면 받아들일 것이냐"고 물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로 촛불 민심과 함께 박 대통령을 탄핵하고, 퇴진도 시키고, 대한민국을 제대로 바꿔달라는 이야기로 이해했다"고만 답했다.
자신을 금융권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탄핵안 표결을 둘러싼 야권 분열에 대해 질의했다. 문 전 대표는 "야당의 생각과 방법론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크게는 탄핵이라는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9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대안을 묻는 또 다른 고3 남학생의 질문에는 "다음 회기에 탄핵안을 다시 발의할 수 있다"며 "앞으로 검찰 수사가 더 진행되고 특검 수사까지 가게 되면 지금 보다 훨씬 많은, 더 중대한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탄핵 사유가 추가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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