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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 맹탕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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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증인 대거 불출석, 출석 증인은 부인하거나 모르쇠

[윤채나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7일 2차 청문회를 실시했다.

특위는 이날 청문회에 최순실 씨 등 연루자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최순실 씨와 언니 최순득 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핵심 인물들이 불출석해 맥이 빠졌다.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측근 고영태·차은택 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이 시켜서…" 증인들, 혐의 강력 부인

최순실 씨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차은택 씨와 고영태 씨, 김종 전 차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이종욱 KD코퍼레이션 대표 등이 손을 들었다.

고영태 씨는 2012년 자신이 '빌로밀로'라는 가방회사를 운영할 때 최순실 씨를 알게 됐고, 광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최순실 씨의 요구에 지인을 통해 차은택 씨를 소개했다고 진술했다.

차은택 씨는 최순실 씨의 소개로 김기춘 전 실장의 공관에 간 적이 있으며, 당시 김종 전 차관과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무슨 착각인지 모르지만 저는 대통령 말씀을 듣고 차은택 씨를 불렀다"고 반박했다. 김종 전 차관도 자신을 최순실 씨에게 소개한 사람이 김기춘 전 실장이라는 의혹에 대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오후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장시호 씨는 증인 가운데 차은택 씨와 김종 전 차관만 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최순실 씨를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됐다. 고영태 씨는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 같다는 자신의 발언을 시인했고, 차은택 씨는 최순실 씨의 요청으로 청와대 수석, 장관 등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장시호 씨는 최순실 씨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검찰 수사 중', '재판 중' 등의 이유를 들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재열 사장은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삼성전자를 통해 16억원을 냈다고 밝혔다가 김종 전 차관이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위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기춘 "최순실 모른다는데 왜 모르냐니 답답"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해서는 최순실 씨 관련 의혹 외에도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기춘 전 실장은 국조특위 위원들이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거듭 추궁하자 "최순실 씨를 모른다는 제 주장에 대해 많은 분들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고 해 답답하다"며 "최순실 씨를 제가 안다면 한 번쯤은 통화라도 했어야 하는데 정말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315명 미구조 보고를 받고도 미용실 원장을 불러 머리손질을 했다는 의혹, 의료시술 의혹 등에 대해 "관저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고 말했다.

당시 김영한 전 수석에게 '시신 인양은 국정에 부담이 돼 해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도 자식이 죽어 있는 상태인데 왜 시신을 인양하지 말라고 하겠느냐"고 일축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비망록에 쓰여진 '長(장)' 자가 비서실장 지시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장'이라고 기재돼 있다고 해서 모두 제 지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일관되게 답변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헌법재판소로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완전한 루머"라고 말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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