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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D-데이, 국내 증시 방향은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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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제한적 파장vs불확실성 확대…의견 갈려

[윤지혜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주식시장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탄핵 표결 결과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계 제로'인 탓이다.

금융투자업계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던 지난 2004년 3월 12일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장 중 한 때 5.50% 이상 급락하면서 1년 만에 선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됐었다. 장 중 코스닥지수는 7.83%나 빠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일시에 13원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에 휩싸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도 탄핵 표결 결과가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제한적 파장'에 그칠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금융시장을 이끄는 핵심 수급원이 외국인 투자자이고, 이들의 초점은 내부변수보다는 글로벌 거시경제 및 정책 환경에 집중돼 있다"며 "과거 일부 개도국에서 나타났던 강 대(對) 강의 유혈충돌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증시 파장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일단락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노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이명박 정권 광우병 사태 당시 시장 반응을 살펴보면 양 기간 모두 증시 부진과 시장 금리 상승이 관찰됐었으나, 해당 기간 모두 신흥국을 위시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부진세가 확연했던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중립 이하의 시장 반응이 온전히 국내 정치 파장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라고 강조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오히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탄핵안이) 가결된다 해도 정치적 논란이 지속될 여지는 존재하나 적어도 '현 상황 지속에 따른 국정 마비'라는 한 가지 불확실성은 줄어든다"며 "최근 진행된 브라질 탄핵 과정과 증시 반응을 참고할 때, 탄핵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부각되던 시점에는 증시가 부진했으나 탄핵최종 승인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탄핵안 가부 관계없이 국내 증시 불확실성 확대"

반면 탄핵안이 가결돼도 국내 증시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9일 "탄핵안이 가결돼도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치 불확실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 2004년 탄핵 정국 기간 동안 거래대금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부진했었다는 설명이다.

탄핵안이 부결됐을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탄핵안 부결이 과격 시위와 여야 의원들의 줄사퇴를 촉발할 경우 국가적으로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노 전 대통령 탄핵은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결정됐었으나, 이번에는 국민 절대다수가 탄핵을 원하고 있다"며 "탄핵이 국회 반대로 무산된다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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