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한미약품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을 수사한 결과, 총 45명을 적발하고 그 중 4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발표했다. 2명은 불구속기소, 11명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적발된 이들 중 미공개 정보의 2차 정보를 수령한 25명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대상으로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29일 독일 제약업체인 베링거인겔하임 측으로부터 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 취소 이메일을 받았음에도 이를 30일 장 개장 후 공시해 '늑장공시'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공시가 나오기 직전 한 달 공매도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5만471주가 30분 만에 쏟아져 나오면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공매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9월 말부터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미리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사고팔아 총 3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임원 황모씨(48세)는 수출계약 체결과 파기 미공개 정보를 지인들에게 전달해 3천5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4억9천만원의 손실을 회피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모(31세)씨 등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직원 3명은 계약 파기 미공개 정보를 지인들에게 전하고 직접 주식 매매를 해 7천2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하고 4천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29분 늑장공시…의도적인 지연 아냐
검찰은 한미약품이 악재 정보를 장 개시 후인 오전 9시 29분에 공시한 것에 대해 '의도적인 지연 공시'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미약품 회장이 개장 전 공시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오너 일가와 공시담당 임직원 및 그 주변인들의 휴대전화·컴퓨터 등을 조사한 결과 주식 매도 등의 특이 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검찰은 기관투자자 중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직접 전달받아 이용한 사실도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며 "부당이득의 철저한 환수 조치와 과징금 부과 대상인 2차 이상 정보 수령자에 대한 금융위원회 통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본시장 건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부 임직원들이 이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 유출과 이용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회사로서도 매우 당혹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내부 통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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