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가상현실(VR) 기기 시장이 연말 성수기를 맞았다. 특히 게임용 VR 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소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시장은 뜨거워졌지만, VR 기기 제조사들은 현재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아 물건을 원하는 만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20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VR 기기 출하량은 총 291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도 예상 출하량은 이보다 75% 증가한 510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해 출하량 순위에서 1위는 소니(150만대)가 차지했고 오큘러스(65만대)와 HTC(46만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각각 플레이스테이션(PS) VR, 리프트(Rift), 바이브(Vive)라는 VR 기기를 내세우고 있다. 이 집계에서 삼성전자의 기어VR처럼 자체 디스플레이가 없는 제품은 제외됐다.
트렌드포스는 특히 게임용 VR 기기 판매량이 연말 시즌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통 연말에는 PS와 같은 게임 콘솔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VR 기기의 경우 기존 게임 콘솔과 차별화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몰레드 '품귀'로 제품 공급에 한계
이 가운데 VR 기기 제조사들은 기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 부족해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기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이른바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제이슨 차이 트렌드포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VR 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HW)기 때문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 부족 현상이 시장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업계에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적극 도입하면서 VR 기기에 공급되는 물량이 비교적 적어졌다는 게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특히 소니의 경우 올해 처리하지 못한 주문량을 내년도에 채워야 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VR 기기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이유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했을 때 잔상이 남지 않고 반응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며 "구조 또한 비교적 단순해 기기를 가볍고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생산하는 업체가 극히 적다 보니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VR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총 19억달러(약 2조3천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아직 이 시장은 초기 단계에 있다 보니 HW가 소프트웨어(SW)보다 총 수익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VR 시장은 오는 2020년에 총 224억달러(약 26조7천억원)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현재 SW 분야에서 창출되는 이익은 미미하지만, 4년 뒤에는 VR 시장 총 이익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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