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2025.10.2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2459cec8f05aa.jpg)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한미 양국이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협상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대미 금융투자 총액 3500억 달러 가운데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사실상 향후 10년 동안 나눠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연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묶으면서 가장 큰 우려였던 외환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에 마련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는 29일 미국과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가 모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의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실장은 "우선 2000억 달러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라며 "다만 중요한 점은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20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우리 외환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며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투자된다, 이른바 '마스가'(MASGA) 투자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뿐만 아니라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특히 신규 선박의 건조 도입 시에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의 외환 시장 부담을 줄이고,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이날 양국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상호 관세는 지난 7월 30일 합의 이후 이미 적용되고 있는 대로 15%로 인하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도 15%로 인하돼 적용된다.
품목 관세 중에서 의약품, 목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며, 항공기 부품, 복제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에는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해서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김 실장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실장은 "민감성이 높은 쌀, 쇠고기 등을 포함하여 농업 분야에서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며 "검역 절차 등에서의 양국 간 협력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어 정상회담 당일에서야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투자 일정, 손실 분담 및 이익 배분 등 모든 부분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지연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관세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미국에) 양보해서는 합의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칙을 가지고 시기 때문에 국익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어제저녁에도 그렇게 전망이 밝지는 않았다. 당일 우리로서도 급진전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보 분야와 관련해선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 확대와 한미 동맹 강화에 뜻을 모았다. 우선 한미 국가안보실(NSC) 사이에 조선협력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후속 협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두 정상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 지역 정세, 한미 간 조선 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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