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전격 구속되면서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SK, 롯데, CJ 등 다른 기업들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검이 앞서 1차 수사 기한을 오는 28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해 삼성 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들 역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사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는 롯데, CJ 등은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피해자'라는 논리를 앞세워 무죄를 주장해왔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특검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으로 급변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후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을 요구받았다. 또 이들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으며 지난해 5월 K스포츠재단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돌려받았다는 점을 두고 대가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검은 롯데가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대가성으로 재단에 지원 의사를 밝힌 것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특검 수사가 이번 달 안에 끝난다면 시간적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도 면세점 승인과 재단 출연은 무관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은 이 부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특검 수사가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검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 청탁을 했는지를 두고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나 CJ그룹은 이 회장이 2013년 7월 구속된 후 3년여간 진행된 재판으로 경영이 정상화되지 못하며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 속에 이번 특검 수사에서 또 다시 정권과의 유착이 있던 것으로 비춰지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권이 들어서면서 피해를 입은 측면이 더 많은데 재판이 끝나고 오히려 특혜를 받았다고 오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억울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오후 진행될 특검 브리핑에서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으로 어떻게 수사가 확대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이 이 부회장 구속을 계기로 수사 기한을 연장해 다른 기업에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구속된 만큼 신동빈 회장, 손경식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의 특검 소환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는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전체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며 "정권 단죄를 위해 시작된 수사가 또 다시 기업들을 옥죄는 형국이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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