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세계적인 기술경쟁에 대비해 국내 교육 제도에서부터 연구개발 환경을 위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권이 조기 대선 이후 정권 교체를 대비해 교육부 해체, 학제개편 등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이른바 '교육혁명'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는 만큼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과 대한민국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국가들은 일종의 노예 역할을 하고 AI 등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국가는 글로벌 산업을 독점할 것"이라며 "과연 우리가 IMF발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절박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선진국들이 예전처럼 앞선 산업을 후발국으로 옮겨주지 않는다"며 "(미국의 트럼프 정부처럼) 온쇼어링(해외 이전 공장을 다시 본국으로 이전)이 추세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국가별 심한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AI를 필두로 제조업과 ICT의 업종간 경계를 허문 시도들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 R&D 성과 및 신산업 분야 창업은 여전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급성장 중인 중국 ICT 업계의 경우 지난해 400만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나타나 전년보다 25.5% 증가했다.
베이징의 경우 91개 대학 23만명의 졸업자 중 97%가 이같은 창업 열풍을 통해 취업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혁신에 활발히 대응하는 추세다. 청년실업이 가장 심각한 사회갈등 요소로 자리잡은 가운데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일자리 불안이 강하게 대두되는 국내 현실과 대조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중국이 석권한 컴퓨팅 분야가 세계적 수준의 창업 열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중국이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2만명씩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한 반면 한국은 당장 서울대만 해도 컴퓨터학부 정원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현재 6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포켓몬고의 성공 뒤엔 20여년간 50조원에 해당하는 매출을 기록한 포켓몬이라는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있다"며 "창의적 스토리 개발이 기업의 미래를 밝힐 수 있지만 한국은 IT 강국 지위에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신세"라고 지적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위기감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캠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캠프를 중심으로 교육부 해체를 핵심으로 한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입시경쟁에 갖힌 정부 주도식 교육구조를 개편해 창의인재 양성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다.
김봉태 미래전략연구소장은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대신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제조업의 하드웨어와 별도로 SW, 콘텐츠 등) 국내의 소프트파워를 증강시키냐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간 권한과 책임에 대한 역할을 재정립하고 교육재정을 확보하는 미래교육정책 거버넌스를 재정비해야 한다"며 "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해 1만2천개의 학교가 일제히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