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 '극단적 실리'로 알파고에 맞서

[아이뉴스24 오지영기자] 커제 9단이 극단적 실리를 선택하며 알파고에 맞서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부터 중국 저장성 우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바둑의 미래 서밋' 1번기에서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커제 9단은 흑돌을 잡으며 우상귀 소목으로 시작했다. 알파고는 이에 대응해 우하귀 화점과 좌화귀 소목으로 시작했다.

커제 9단은 초반부터 실리를 버는 전략을 펼쳤다. 3번째와 7번째 수 모두 3·3포석을 놓았고, 3수에서 좌상귀 3·3, 7수에서는 우하귀 3·3으로 바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3·3 침투는 최근 커제 9단이 자주 두는 수다. 초반부터 3·3으로 들어가는 것은 바둑에서 이례적인 수지만 실리를 위해 최근 즐겨 사용되는 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커제 9단은 극단적 실리 전법을 구사함에도 알파고의 예상치 못한 수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알파고는 복잡한 전투를 피하고 간명하게 국면을 단순화 시키고자 하는 수를 이어가고 있고, 커제 9단은 최대한 복잡한 수를 둬 알파고의 계산을 흐트러뜨리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다행히 이번 대국에선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 초읽기가 3회였던 것과 달리 5회로 2회 늘어나 커제 9단이 고심할 시간을 벌었다.

바둑TV 중계를 맡은 목진석 한국기원 대표팀 감독은 "오늘 커제의 작전은 극단적 선(先) 실리를 추구하며 상대의 모양을 깨며 집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인간끼리의 대결이라면 극단적인 선택인데 이 같이 극단적인 작전으로 가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의 커제 9단과 알파고 대결은 3번기로 진행된다. 오는 25일과 27일에 각각 2, 3번기가 예정돼있다. 이외에도 26일 오전과 오후 중국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바둑 기사들과의 단체전 복식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