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현실성 등 타당성을 재검토키로 했다. 공약은 말 그대로 공약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데 업계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일부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으로, 종합 토론 등을 거쳐 구체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내용 및 실행 시기 등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5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이 같은 통신기본료 완전 폐지 등 관련 공약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미래부 업무보고 뒤 브리핑을 갖고 "우리가 공약(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등)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당장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계 및 시장 상황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은) 이렇게 가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종합토론을 거쳐 이를 실현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지 검토한 다음 정책을 만들 것"이라며, "기존 정책이 있어 이를 토론을 통해 공약에 맞게 바꿔나가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무리가 있는 것도 있어 좀 더 논의, 숙성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8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8대 정책에는 기본료 폐지 외에도 ▲단통법 개정에 따른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통신사업자 통신비 인하 유도 ▲데이터 요금 체계 개편 ▲공공와이파이 존 설치 확대 ▲ 취약계층 위한 요금제 도입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단통법상 지원금 상한제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면서 10월 일몰을 앞두고 법 개정을 통한 조기 폐지의 실효성 등이 낮아진 상태. 반면 한중일 로밍 요금폐지 등은 KT가 와이파이 무료 로밍 등을 추진하면서 일부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다만 기본료 폐지는 개념이 모호하고 이를 대신해 요금 1만 1천원 일괄 인하로 이어질 경우 이에 따른 이동통신 3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약 8조원에 달해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부도 이날 국정기획위 업무보고를 통해 8대 공약 실천을 위한 실행방안과 효과 및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일부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을 통해 (기본료 폐지 등으로) 통신 기업들의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달한 것.
이와 관련 이통 3사 역시 정부 정책 기조에는 공감하나, 기본료 폐지에 의한 영업이익 감소가 투자위축을 야기, '글로벌 5G 선점' 전략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는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5G 인프라 투자가 위축,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원금상한제 폐지와 분리 공시제 실시 등 인위적인 통신 요금 인하 정책 역시 이익 감소는 물론 시장경쟁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날 미래부 업무보고에서는 벤처창업 지원을 두고 중기청과의 업무 중복 등도 거론됐다. 정부는 중기청의 부처 승격과 함께 이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르나 미세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정기획위는 이날 위원회 운영과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국정원, 감사원, 인사처 등 4개 기관의 전문위원을 추가 선임, 배치하고 분과별 추가 업무 일정 등을 확정했다.
국정기획위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을 목표로, 세부적인 국정목표 및 국정과제 구체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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