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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금한령 3개월]② 달라진 쇼핑지도, 우울한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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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체관광객 급감, 매출 10~20% 하락…"정부 나서야"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새 정부가 들어서고 '금한령(禁韓令)'이 해제될 거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상황이 이전과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답답하네요. 올해 말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까봐 걱정됩니다."

최근 면세점 업계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미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금지한 '금한령'을 내린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해결하려고 적극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금한령' 이후 지난 4월 면세점업계 외국인 고객 수는 99만8천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나 급감했다. 외국인 매출액도 5억9천15만 달러(약 6천640억원) 감소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고객수와 매출액은 각각 19.2%, 11.2%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던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3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반토막이 났다.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도 3개월 사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창 여행객들이 몰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기면서 각 업체들의 매출은 지금까지 20~30% 줄어들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 매출은 지난 3월 15일을 기준으로 이전 3개월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3개월 매출은 20% 줄었다. 중국인 매출 역시 3개월 전 매출은 20% 신장했으나 이후 3개월은 40%나 급감했다. 또 금한령이 내려진 3월 한 달간 매출은 전월 대비 29% 감소한 후 4월(-2%), 5월(-1%)에도 역신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예년에는 5월 노동절을 기점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면서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는 3월부터 매출이 급감한 후 지금까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두타면세점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금한령 이전까지 일평균 38억원을 유지하며 매출증가세를 유지했으나 3월 15일 이후 20억원대로 떨어졌고 4~5월에는 매출이 그나마 회복돼 지금까지 30억원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작년 5월 오픈 직후 일평균 매출이 5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 초에 38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금한령으로 매출 성장세가 꺾여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도 금한령까지 일매출 10억원을 넘어 최고 14억원까지 달성했으나 3월 15일 이후 4월까지 매출이 20~30%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곳은 지난달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현재 일평균 매출이 10억원을 넘어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월부터 매출 증가세가 이어져야 할 시기이지만 올해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면서 각 면세점별로 매출 역신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단체 관광객이 많았던 롯데와 신라를 중심으로 타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낙관할 수 없는 느린 회복세...업계, 정부 적극 대처 주문

하지만 지난 14일 방문한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 서울 시내 면세점들은 금한령이 내려진 직후보다 조금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3개월 전에는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매장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날 각 면세점들 매장에는 계산을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면세점 매장에는 큰 트렁크 가방을 끌고 다니며 한국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온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또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과 다양한 국적의 쇼핑객들이 각 매장에 몰리면서 판매사원들은 고객 응대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내국인 고객도 예년보다 늘어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년 보다 내국인 매출 비중이 20%까지 올랐다.

A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직원은 "3월보다 쇼핑객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중국인이 예년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특히 한국 화장품은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인기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보따리상들이 이전보다 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한령 이후 발길이 끊겼던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최근 다시 늘어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단체 관광객보다 객단가가 적어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금한령으로 계속 매출이 반토막 날 것으로 우려했지만 최근 중국 현지에서 한국에서 산 물건을 되파는 보따리상들이 늘어나면서 매출 감소세가 둔화된 편"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업체들의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외교적 갈등으로 발생된 문제인 만큼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 금한령을 해제해주길 바랬지만 지금까지 가시적인 변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자 답답함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이해찬 특사 방중 이후 한중관계 개선으로 금한령이 해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며 "새 정부가 지금이라도 외교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7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한국 관광상품을 다시 팔 수 있도록 서두른다면 10월 중국 국경절 전에는 다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한령'으로 고통받는 면세점 업계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한국 기업들을 향한 보복성 조치들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며 "사드가 먼저 해결돼야 외교적 갈등이 해소되겠지만 당장 어렵다면 정부가 면세업계를 향한 규제를 좀 더 완화하고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키워 관광객 유치로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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