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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공정위 BBQ 조사에 '움찔'…가격 인하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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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이달 말 가격 인상 '철회'…bhc·또봉이·호식이 등 가격 인하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한 달새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린 제너시스BBQ를 향해 조사에 나서자 움찔한 치킨 업체들이 돌연 '가격 인하'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교촌은 이달 말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BBQ의 공정위 조사 소식이 전해지자 바로 가격을 동결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16일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말 계획된 소비자권장가격 인상 대신 본사의 자구노력과 상생정책을 통해 가맹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표 제품인 교촌 오리지날을 비롯한 전 메뉴의 가격은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교촌 측은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가맹점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광고비를 올 하반기 30% 줄이고 내년에도 연간 광고비를 30~50%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가맹점에 부담이 되고 있는 부대비용들을 면밀히 분석해 본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본사가 먼저 노력하는 모습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본사가 앞장서는 프랜차이즈 상생관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BBQ와 '앙숙' 관계인 BHC치킨은 이날부터 7월 15일까지 한 달간 대표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 마리' 등 3개 메뉴를 1천~1천500원 할인 판매한다. 가격 할인에 따른 가맹점의 손실은 본사가 전액 부담하며 AI 피해가 장기간 확산 될 경우 할인인하 시기를 추가 검토해 연장할 계획이다.

bhc치킨 관계자는 "최근 AI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 소비감소로 인한 가맹점 피해와 더불어 끊임없이 오르는 물가와 치킨 가격 인상 단행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위축돼 있는 소비심리를 개선시키고 소비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인 또봉이통닭과 최근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혐의로 인해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호식이두마리치킨도 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리기로 했다.

또봉이통닭은 다음달 19일까지 가격을 최대 10% 인하키로 했으며 본사가 가맹점 손해를 100% 보전한다는 방침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두 마리 세트메뉴는 2천원, 한 마리와 부위별 단품메뉴는 1천원씩 가격을 인하해 판매한다.

반면 한 달새 가격을 두 번 올린 BBQ는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거래정책국 가맹거래과는 지난 15일부터 BBQ를 상대로 가격 인상과 가맹사업거래 공정화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BBQ는 지난달과 이달 5일 두 차례에 걸쳐 치킨 가격을 최대 2천원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인기 메뉴인 매달구 가격은 2만1천500원이 됐다. 또 바삭칸치킨·양념·매운양념, 마라핫치킨한마리·윙, 스모크치킨 등 6개 품목의 가격도 2천원씩 인상돼 대부분의 메뉴가 1만9천원대가 됐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BBQ에서 판매하는 2만원대 제품은 매달구를 비롯해 BBQ피크닉세트, 파닭의 꿈, 마라핫치킨 3종, 코코넛 치킨 세트, 통살치킨강정 등 총 11종으로 늘었다. BBQ는 현재 총 56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달 1일에는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에 대해 최고 2천원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당시 BBQ 측은 가격 인상분은 가맹점주의 이익이 줄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 가격 인상분 중 4분의 1인 500원은 본사의 '광고비 분담'을 목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BBQ의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BBQ는 지난 4월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인상을 한 차례 철회했다가 한 달 만에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당시에는 홈페이지에 가격 인상의 배경과 가격 인상 품목 등을 홈페이지에 자세히 공지했지만 이번에는 공지도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BBQ를 시작으로 KFC도 이달부터 제품가격을 최대 10%가량 인상했다. 1만7천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핫크리스피 오리지널 치킨 가격을 1만8천400원으로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업체들이 가맹점주를 위해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돌 모델을 앞세워 과도하게 광고를 하는 것이 문제"라며 "교촌, BBQ 등이 지난해 100억원이 훌쩍 넘는 광고·판촉비를 사용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촌치킨은 147억원, BBQ는 128억원, bhc는 101억원, 굽네치킨은 98억원을 지난해 광고·판촉비로 사용했다.

또 치킨 업체들은 지난해 대규모 이익을 냈지만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 업체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1위인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이 2천911억3천4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6억9천700만원으로 14.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3억3천300만원으로 32.5% 증가했다.

BBQ도 매출액 2천197억5천300만원으로 1년 사이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1억1천900만원으로 37.6% 늘었다. bhc는 2천3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69.1% 급증했다.

조낙붕 bhc 대표는 "최근 AI로 어려운 이 시점에 가격 인상과 인상가격을 가맹본부가 취하는 듯한 치킨업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지는 것에 심히 고민이 많았다"며 "이에 치킨 업계 선두 기업으로 진정성 있는 상생을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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