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 시장 공략을 위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AI 기술과 서비스 확보를 위해 업종 불문, 국적 불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증권 업계 1위 미래에셋과 '지분 맞교환' 동맹을 맺어 AI에 기반한 금융 서비스 사업도 본격화한다.
27일 네이버는 미국 제록스사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이하 XRCE)을 인수하고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3분기내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XRCE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연상하게 하는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의 외곽에 위치한 첨단 기술 연구센터로, 지난 1993년 설립됐다. 머신러닝·컴퓨터 비전·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 분야에 20년 이상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와 제록스는 제록스가 보유한 기존의 XRCE의 지적재산권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XRCE 소속 연구원 80명은 네이버의 R&D 자회사 네이버랩스 소속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프린터 회사로 인지도가 높은 제록스는 원천 기술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역량을 갖고 있다. 지난 1979년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의 팔로 알토 연구센터를 방문해 본 그래픽사용자환경(GUI)에 아이디어를 얻어 이에 기반한 운영체제(OS)를 만들었을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제록스가 프린터 회사로 유명하지만 AI와 관련된 고급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네이버랩스와 함께 AI R&D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동맹도 발표했다.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한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서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서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7.1%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네이버 플랫폼의 금융과 경제정보 등 전문적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네이버의 기술과 미래에셋대우의 금융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네이버의 AI 기술과 미래에셋의 금융 투자 정보를 결합해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가 나올 수 있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욱 폭넓은 사업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시켰고, 최근에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유럽과 미국에서 금융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전략적 제휴 정도가 아니라 지분을 맞교환한 것을 두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같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네이버는 이와 관련해 전혀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분 맞교환은 양사간 신뢰를 높이고 강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라며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소니와도 협력
앞서 네이버는 지난 3월 일본 기업들과도 AI 연합군을 맺었다. 네이버표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가상 홈 로봇 업체 윈클을 인수했고, 일본 전자업체 소니와 제휴도 선언했다. 메신저 '라인'이 일본에서 국민메신저의 위상을 갖고 있는만큼 일본 기업과 협업은 필수다.
윈클은 지난해 12월부터 가상 홈 로봇 '게이트박스' 판매를 시작했다. 게이트박스는 홀로그램 캐릭터가 가족처럼 잠에서 깨워주기도 하고 , 중요한 일정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캐릭터는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일종의 인공지능 친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라인은 소니와 제휴도 발표했는데 아직 합작품은 공개되지 않았다. 날씨나 길안내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는 무선 이어폰같은 음향기기가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IT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두루 갖춘 스타트업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 그리고 끊임없는 기술 연구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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