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네이버가 눈에 띄는 공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상반기에만 전략적 투자·인수액으로 지난해보다 20배 이상을 투입했다. 투자·인수 건수도 지난해 연간 수준에 근접할 정도다.
지난 3월 이해진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투자·인수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이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통 큰 투자, 외부 기술 수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일 네이버에 따르면 상반기 발표된 투자·인수는 10건이다.
이 중 공개된 투자·인수액(비공개 3곳 제외)은 5천581억원. 지난해 총 12건의 투자·인수를 단행, 금액이 26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네이버가 공개한 것 기준으로, 공개되지 않은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인수액이 반영된다면 지난해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통큰 투자', 전략적 행보 '눈길'
올해 네이버 행보를 보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나 금융 업계 큰 손과도 손을 잡았다.
실제로 네이버는 AI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음성 인식 업체 사운드하운드, 지도 개발 업체 파토스, 미국 AI 스타트업 오벤에 투자했다. YG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지분율 9,1%)로 올라섰고, 미래에셋대우 지분도 7.1%를 가져간다.
특히 최근 발표한 제록스 연구소 인수와 미래에셋 지분 맞교환은 네이버가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네이버 관계자는 "제록스가 프린터 회사로 유명하지만 AI와 관련된 고급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네이버랩스와 함께 AI R&D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올해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미래에셋과 협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사는 네이버 플랫폼의 금융과 경제정보 등 전문적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네이버의 기술과 미래에셋대우의 금융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네이버의 AI 기술과 미래에셋의 금융 투자 정보를 결합해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가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네이버의 광폭 행보는 이해진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창업주는 네이버를 PC 시대 검색에서 모바일 시대 '라인'으로 체질개선 시켰다. 이 창업주를 비롯한 네이버 경영진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하기 위해선 AI, 자율주행차 같은 분야를 반드시 선점해야 한다고 본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비스 영역에 한계를 짓지 않는 아마존, 구글을 보면 알 수 있듯 이제 검색만 혹은 메신저만 올인해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서비스 영역 발굴, 해외 시장 없이는 도태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상반기지만 지난해 전체에 근접할만큼 투자,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특히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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