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0.2%p 상향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시행되면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상향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발표했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2.9%를 유지했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종전 전망과 같은 1.9%를 유지했다.
내수는 부진하지만 투자와 수출의 양호한 흐름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를 반영해 이번에 전망치를 0.2%p 추가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망치에는 추가경정예산 통과 시점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추경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정부의 계획대로 추경이 국회에서 통과돼 집행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추경이 성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추경의 편성 내역이나 집행 시기,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재 경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이나 가계소득 여건 등에서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부의 추경이 성장세의 확대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에 볼 때 계획대로 추경이 편성되고 진행된다면 고용시장의 질적, 양적 개선과 청년고용 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고용상황은 개선됐지만 임금 상승세는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등의 일자리 위주로 확대된 것과 오랫동안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압력이 약화되고,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나 요구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한국도 최근 고용시장의 질적인 측면이나 저물가 기조 등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앞으로 정부 정책의 기조를 감안해볼 때 미국과 일본과는 차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제 회복되면 통화정책 조정도 검토"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연내 자산규모 축소 방침을 언급했다. 6월 하순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등에서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 채권 금리가 지난달 상당 폭 상승했고, 국내에서도 시장금리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6월 중순 이후 올랐다.
이 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에서도 금리 등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향후 경기 상황의 개선이 뚜렷해지는 것을 전제로 했고 어떤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화정책결정문에서 국내 경제에 대해 '건실하다'고 표현한 것도 "경제가 1분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이므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정책 기조를 바꿀 시그널로 해석될 의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단 방향성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총재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통화정책 기조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면 별도의 조치가 없더라도 통화정책은 좀더 완화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며 "따라서 기존 수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완화 정도의 축소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며 그렇더라도 긴축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수의 중앙은행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성장세가 뚜렷해진다면 한국은행이 완화정도의 축소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도 이런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부채는 총량 수준이나 증가 속도 측면에서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 금리가 최근 들어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는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다른 측면의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차적으로 가계부채 대책은 정부나 감독당국의 거시건전성, 미시건전성 정책이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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