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신 탄산수, 알고 보니 탄산음료?

[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건강,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물 대신 탄산수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탄산음료가 탄산수로 혼동 판매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롯데칠성·코카콜라 2016년 탄산음료 생산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장 1위로 알려진 트레비의 경우 지난해 생산한 3만1천378t 가운데 탄산수인 트레비 플레인 생산량은 8.2%(2천568t)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씨그램의 경우에도 1만5천927t 가운데 13.1%(2천82t)에 불과했다.

반면 향이 첨가된 탄산음료의 경우 트레비가 2만8천810t, 씨그램이 1만3천845t 생산됐다. 탄산수인 플레인 제품 보다 각각 11.2배, 6.7배 많은 생산량을 보인 것이다.

탄산수는 천연적으로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있는 물이거나 먹는 물에 탄산가스를 가한 것이며, 탄산음료는 먹는 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과 탄산가스를 혼합하거나 탄산수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산수와 같은 브랜드에 향이 첨가된 탄산음료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서로 다른 식품유형이 동일 식품으로 오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조·유통업체도 향 첨가 탄산음료와 탄산수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브랜드 및 디자인을 동일하게 만들거나 온·온프라인 판매 시 표시·광고 행위에 있어서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 등 소비자 혼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 또는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식품위생법 제13조 위반이다.

실제 성 의원실이 소셜커머스몰에서 검색한 결과 '트레비 탄산수 레몬'이라고 명시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비의 경우 플레인만 탄산수이고 레몬의 경우 탄산수가 아닌 탄산음료다.

씨그램의 경우 탄산수인 플레인 품목 1개와 레몬, 라임, 자몽 등을 묶음상품으로 구성, '탄산수'로 표기해 판매 중이었다.

TV 광고에서는 씨그램 플레인 제품만 노출시켜 '탄산수'로 표기했다. 마지막 부분에 '씨그램은 탄산수 외 탄산음료 제품들도 포함하고 있다'는 문구를 작게 노출시키고 있지만 소비자가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 의원은 "탄산수와 탄산음료 유통업체들의 과장광고, 오인·혼동 표시·광고로 인해 탄산수, 탄산음료의 구분이 모호해 진 실정"이라며 "그 결과 탄산수 시장과 향 첨가 탄산음료 시장 간 경계가 허물어저 향 첨가 탄산음료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 의원은 "향을 첨거한 탄산음료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이를 탄산수와 같이 표시·광고하는 편법으로 탄산수 시장에 편승해 수익을 올린 것"이라며 "정의와 기준이 다른 탄산수, 탄산음료에 대한 표시·광고를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위반사항을 적발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