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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앞둔 초대형IB, 은행vs증권사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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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인가 보류해야" vs 금융투자협 "조속히 인가"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국내 최초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앞두고 증권업계와 은행업계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9일 초대형 IB에 처음으로 허용된 발행어음 시장을 두고 은행들이 '은행업 침해' 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일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업무를 의결했다. 오는 13일 열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인가 안이 최종 확정되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에 대해 단기금융업 인가 등의 업무를 허용키로 했었다.

조건을 충족하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5개사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1곳이다.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과 같은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 위해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초대형 IB는 앞으로 인수·합병(M&A), 자문·인수 등 기업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은행업계가 이 같은 초대형 IB 탄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9일 오전 은행연합회는 "초대형 IB에 대한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업무가 기존 은행들의 시장을 침범할 것이라고 은행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되면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투자자에게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계획이어서 은행 중심의 기업 자금조달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는 "정부가 초대형 IB에 허용코자 하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통한 조달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투자은행 업무가 아니라 일반 상업은행의 업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과거 단자(단기자금업체)사나 종합금융사가 영위했던 단기대출업무에 치중할 우려가 높아 초대형 IB 육성정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은행연합회는 또 "이는 은행업 라이선스 없이 은행업을 수행토록 하는 것과 같다"며 "업권 간 불평등, 건전성 규제공백, 금산분리 원칙 무력화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은행연합회의 발표가 나오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대형 IB의 조속한 인가가 필요하다며 즉각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는 이날 오후 "초대형 IB 정책은 증권회사의 기업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해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속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다수의 초대형 IB가 출현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청서를 제출했던 증권사 5개사가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모두 받을 경우 발행어음을 통해 약 49조2천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은 "이 중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자산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므로 초대형 IB 출범 시 최소 24조6천억원이 혁신성장기업 자금지원 등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자금을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 투자할 경우 21만~43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금투협은 "은행과 벤처캐피탈(VC) 중심의 자금공급만으로는 우리경제를 이끌어 나갈 성장잠재력이 큰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나 자금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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