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용민기자] 여야 정치권이 새해 첫 원내대표 회동에서 개헌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회동를 갖고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구성 등 향후 국회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정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해 이 원내대표 회동이 국회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더 열심히 대화하고 타협해 국민들께 항상 도움이 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우 원내대표는 "작년에 갈등도 많아 언성도 높이고 얼굴도 붉혔지만, 생각해보면 한발한발씩 국민이 요구한 일들을 풀어나가는 소중한 자리였다"며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올해 주어진 과제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개헌과 관련해 "이번 주부터 특위 활동을 시작하면 상당한 논의가 가능하다. 신속하고 긴밀한 논의를 통해 국민들께 시원한 사회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올해 국회는 첫째도, 둘째도 국민개헌"이라며 "양 특위를 잘 가동해 반드시 '올해 안에' 개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개헌을 지방선거가 아닌 올해 연말에 하겠다는 뜻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한국당은 많은 정책적·정치적 연대와 공조를 통한 야권 공조를 마련해 집권당을 잘 견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를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여당의 당론인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반대하며 국민의당과 공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개헌의 방향성을 지적하며 "대통령 중임제나 단임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하느냐 아니면 지금처럼 제왕적 대통령제를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 지지율이 10%, 5%도 안되는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는 것은 역사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권을 내놓는 그런 책임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부의 수반이 신임을 걸 수 있는 '이원집정부제'나, 총리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한편 당 지도부간 개헌 논의 외에도 개별적 차원의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여야 5당 의원 25명이 참여하고 있는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및 개헌을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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