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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벤처업계 "적극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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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활성화 통한 회수시장 활성화 기대…종목 쏠림 예방이 관건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벤처업계는 11일 정부가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코스닥 활성화를 통해, 국내 회수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공개(IPO)를 보다 활성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이유였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지난해 벤처업계에서 제시한 '혁신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추진과제 중 가장 핵심적인 분야인 IPO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즉각적이고 전향적으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것은 국내 벤처생태계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벤처업계에서도 적극 환영하는 바"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부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서는 개인투자자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 유인을 확대하고, 기업의 코스닥 상장 요건을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표적으로 ▲연기금의 코스닥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세 면제 ▲3천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조성·운영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개발 ▲코스닥 상장요건에서 '계속사업이익이 있을 것' 및 '자본잠식이 없을 것' 요건 폐지 ▲코스닥위원장 분리 선출 및 코스닥위원회 위상 강화 등이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연기금 투자 활성화,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코스닥의 독립성 강화 등은 모두 벤처업계에서 예전부터 요청·제안했던 것"이라며 "코스닥 활성화와 관련해 전향적인 내용들이 많이 포함돼 있고, 이를 위한 세부 방안 및 실현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 유인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었다. 코스닥은 현재 개인투자자 비중이 90%에 달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는 코스피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 그러나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한 코스닥 상장 기업에게는 장기 투자 성향을 지녔고, 약간의 위험으로는 쉽게 철수하지 않는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오면 변동성이 심한 코스닥 시장이 다소 안정화될 것이고, 이를 계기로 우량 기업들이 코스닥에 보다 오래 남아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의 비중을 많이 높이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장 요건에서 계속사업이익 및 자본잠식 관련 요건을 폐지해,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상장제도를 개편한 점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그간 우리나라는 해외처럼 M&A가 활성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의 유일한 회수시장이다시피한 IPO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벤처캐피탈들도 더 많은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해서 투자 의욕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벤처업계는 꾸준히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주장해 왔다.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회수 시장에 해당하는 코스닥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기업공개(IPO)와 함께 또 다른 회수 시장으로 꼽히는 인수·합병(M&A)의 경우 전체 회수시장 규모의 1%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활성화가 안 돼 있어, 벤처업계 입장에서는 코스닥 활성화를 통한 원활한 IPO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벤처업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더욱 컸다. 벤처업계는 지난 2005년 코스닥이 한국거래소에 통합된 이후, 코스피와 동일한 운영방식을 채택하면서 기존의 '중소 코·벤처기업에 특화된 모험자본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코스피의 2부리그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코스닥 내 시가총액 2위였던 카카오가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하자, 벤처기업협회 등 벤처 유관 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코스닥 고유의 역동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는 지난해 7월 초 이전상장했고 현재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벤처기업 유관 협회들이 한데 모여 만든 단체인 '혁신벤처단체협의회(이하 혁단협)'에서 지난해 11월 제안한 '혁신성장 5개년 계획'에도 코스닥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혁단협은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했으나 상장하지 않은 기업 수는 1천174개"라며 "투자자들의 회수를 통한 이익 실현, 기업 성장을 위한 우량자본 조달 등 상장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및 코스닥시장의 자회사 분리 ▲상장심사·상장유지 재무요건 최소화 ▲연기금·정책자금의 코스닥 투자 참여 확대 통한 민간 자본 유입 촉진 ▲코스닥 투자자 및 상장사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코스닥 및 벤처생태계 발전을 위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날 발표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서는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등 일부 사안을 제외한 벤처업계의 상당수 주장들이 반영된 모습이었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역시, 코스닥위원장의 분리 선출 및 코스닥위원회 위상 강화 방안 등으로도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 배경에 대해 "코스닥 시장은 혁신·벤처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모험자본 시장의 핵심 인프라"라며 "코스닥 시장이 '스케일업'에 필요한 모험자본을 공급·중개하는 신뢰받는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관투자 증가 등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투자가 쏠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상승은 일부 상위주들에 쏠린 느낌"이라며 "코스닥이 보다 활성화된다고 해도 쏠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바이오 이외에 ICT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전체 규모가 커지면 투자자금도 골고루 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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