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이동통신3사가 잇따라 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함에 따라 이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정부의 보편요금제 입법 시도를 저지하고, 단말기 완전자급제 확대 효과도 낼지 주목된다.
14일 KT(대표 황창규)는 저가 요금제 사용 고객의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증가하는 자급단말 구매 고객이나 중고단말 이용 고객 등 약정 없이 이용하는 고객 수요를 겨냥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된 KT의 무약정 요금제 중 월 요금이 3만2천890원(부가가치세 포함)인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기존 요금제 대비 3.3배 늘어난 1GB다. LTE 데이터중심요금제처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무료인데, 이는 정부가 입법과정 중인 보편요금제와 닮은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통신비 인하 대책 발표에서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의 예시를 든 바 있다.
앞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저가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는 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3만2천890원 요금제에서 데이터 700MB, SK텔레콤은 요금할인 포인트를 제공하는 '무약정플랜'을 내놨다.
이 같은 이동통신3사의 요금제 출시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종료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에서 정부 측은 이통3사가 보편요금제의 혜택에 해당하는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보편요금제 입법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는 저가요금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지만, 보편요금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는 보편요금제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가격대가 달라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햇다.
여기에 이번 무약정 요금제 출시가 단말기 자급제 확대에도 기여할지도 주목된다.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는 보편요금제 도입 외에도 현재 8% 수준인 자급제율을 높이는 방안을 협의했다. 그 결과 실행안으로 이통사의 유심요금제 출시를 확대하는 방안이 나왔던 것.
알뜰폰(MVNO)에서 주로 출시되는 유심요금제도 대부분 무약정인데, 이번에 출시된 요금제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동안 단말기 자급제를 따르는 고객은 기기를 따로 구입하고 이통사에서 선택약정할인을 받거나 알뜰폰의 유심요금제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통3사의 무약정 요금제가 자급제 확대에 큰 영향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무약정 요금제 설계 구조를 보면, 데이터를 많이 쓰려는 고객이 무약정 요금제를 쓰는 것 보다 한 단계 위의 약정요금제를 고른 뒤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게 유리하다"며, "아직 자급제용 단말기가 다양하지 않아 추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자급제 확대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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