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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7월 시행…게임업계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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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탄력 근무제로 업무 환경 개선 … "산업 이미지 개선 한 해되길"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오는 7월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기준법 시행을 앞두고 게임업계도 고심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인 게임사들은 7월 시행 전까지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게임 품질 및 서비스 저하를 막으면서도 직원들의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은 대목.

이에 따라 어떤 해법이 마련될 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 같은 변화가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된다.

당장 근로 시간 단축 여파로 산업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 '야근'으로 대표되던 게임산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공존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게임빌, 펄어비스, 웹젠, 스마일게이트, 블루홀, 카카오게임즈 등이 7월 시행되는 개정 근로기준법 우선 적용 대상이다.

7월 1일 시행되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3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을 우선 대상으로 종전 주당 68시간이던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게 골자. 300명 미만 사업장은 오는 2020년 1월부터, 5명 이상 50명 미만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순차 적용된다.

게임업계가 이 같은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고심하는 이유는 게임산업의 특수성과도 무관치 않다. 그동안 신작 출시나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앞둘 경우 필연적으로 근무 시간이 늘어날 수밖는 구조였기 때문.

한 게임사 관계자는 "물리적인 근로 시간이 줄어들 경우 예기치 못한 서버 장애가 발생하거나 불법 핵 프로그램 등 이슈가 벌어질 때 이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직원들의 삶의 질을 올리면서도 이러한 문제가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근무 시간 조절로 해법 마련

이에 따라 게임업계는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선제적으로 업무 환경 개선에 나선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에게도 이 같은 공통점이 발견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집중적인 야근 및 휴일근무에 대한 '대체휴가제'를 신설한 데 이어 올 1월부터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 중이다.

이는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진행하는 것. 유연하게 출퇴근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일 최소 4시간을 근무한 이후에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퇴근 시간을 결정하게 했다.

아울러 신규 론칭 및 테스트 등 불가피한 상황일 경우 근로시간 총 한도 내에서 한 주 근로시간은 늘리고, 다른 주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 시간에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52시간 근로 단축을 염두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넷마블 역시 지난 13일부터 출·퇴근 시간을 임직원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전면 도입했다. 선택적 근로 시간제는 임직원이 한달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직원간 업무 협업을 위한 코어 타임(10시~16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 근무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조절할 수 있는 제도. 이에따라 오후 4시에도 퇴근이 가능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경우도 사전 신청을 제외하고는 야간 시간(평일 22시~08시), 휴일은 물론 월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것을 일체 금지했다. 이미 지난해 2월부터 야근과 주말 근무를 금지하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는 것.

NHN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8월부터 선택근무제인 '퍼플타임제'를 도입했다. 퍼플타임제는 오전 8시 30분에서 10시 30분 내 출근시간을 선택해 출근 이전 혹은 이른 퇴근 이후 시간을 육아·자기계발 등 직원 본인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조직장에게 별도 보고나 승인 과정없이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다음날 출근 시간을 직접 선택한 뒤 발송만 하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른 게임사들도 이 같은 사례를 참고 삼아 근무 환경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개정 근로기준법 기준에 따라 개발, 서비스, 지원 등 직군별 업무 특성에 따른 '맞춤형 유연근무제'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아울러 불필요한 연장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고문화 개선, 효율적 근무환경 조성 등 조직문화 차원의 캠페인 및 리더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웹젠의 경우도 내부에서 마련한 근무 환경 개선안을 내달 부터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이 외 넥슨을 비롯해 펄어비스와 블루홀, 컴투스, 게임빌, 카카오게임즈 등도 내부적으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에 고민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생산성 저하 vs 산업 이미지 개선 '우려반 기대반'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근무 환경 변화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의 생산성이 저하될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면서 자칫 해외 업체와의 시장 경쟁에서 밀릴수 있다는 것이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지난 2월 NTP 행사에서 "2013년과 2014년 경영 위기 타파를 위해 조직 전체가 속도를 냈지만 이제는 스피드 경쟁력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넷마블은 떨어진 스피드 경쟁력을 메우기 위해 경쟁사보다 한 박자 빨리 시작하는 선제 대응 전략을 대안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와 달리 근로시간 단축이 게임업계에 뿌리깊은 '야근 산업' 이미지를 해소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전반적인 방향은 결국 '속도'를 줄여 워라벨을 맞추고,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게임 등 인터넷 서비스 업계는 흔히 젊은이들이 고생하는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올해 많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보였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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