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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계열사 통해 경기도에 42만평 땅 보유…승계 재원 활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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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환산시 1천500억원 이상 가치 추정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을 통해 경기도 광주시 관음리 및 도수리 일대 약 42만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사실상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소유로 드러나 향후 활용 목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에 확인된 토지는 관음리 산63-2(58만3천517㎡), 관음리 산188-1(30만299㎡), 관음리 산21(6만1천885㎡) 등 100여 필지 약 140만㎡에 달한다. 보유 토지 규모는 서림개발 120만㎡, 서림환경기술 20만㎡ 수준이다.

2017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해당 토지 가치는 약 200억원이다. 그러나 올해 관음리 및 도수리의 실제 토지거래 평균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가치는 약 2천270억원에 이른다.

정의선 부회장이 서림개발을 통해 120만㎡의 땅을 구입한 시기는 지금부터 37년 전인 1981년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11세 때이다. 당시 구매가격과 자금의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림환경기술이 보유한 땅은 2009년 구매했다.

서림개발은 정의선 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서림환경기술은 서림개발과 신농영농조합이 각각 75%와 25%를 출자해 만든 곳이다.

서림개발은 법인등기상 2008년 12월 훨씬 이전부터 정의선 부회장이 100% 주주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듬해 1월 정의선 부회장이 유상증자로 120억원을 추가 납입하며 이 회사는 2009년 2월 현대차그룹 계열에 편입됐다.

서림개발은 증자 자금 중 90억원을 서림환경기술 설립에 썼다. 남은 30억원은 신농영농조합으로 흘러갔지만 곧바로 서림환경기술 설립 자금으로 투입됐다. 서림환경기술 역시 서림개발과 함께 2009년 2월 계열 편입됐다.

정의선 부회장이 모든 자금의 원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은 그의 개인회사의 성격이 짙다.

◆두 회사 목적은 사업이 아닌 대규모 토지 보유

두 회사는 대규모 토지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이익은커녕 제대로 된 사업을 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서림개발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누적 매출 15억2천700만원, 누적 영업손실 9억3천300만원을 기록했다. 서림환경기술은 같은 기간 누적 매출 1억4천100만원, 누적 영업손실 1억5천700만원을 기록했다.

서림개발은 8년 동안 연평균 매출액이 2억원이 채 안 됐고, 서림환경기술은 2009년부터 4년 내내 매출이 없었다. 이처럼 거의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렸다.

정의선 부회장은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2013년, 2016년, 올해 등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19억5천만원을 서림개발에 추가 투입했다. 이 자금의 일부는 서림환경기술의 운영자금으로도 활용됐다.

결론적으로 두 회사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이렇다 할 존속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곳이다. 정 부회장의 토지를 대신 보관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해석할 여지가 생기는 이유다.

◆ 토지 현금화 시 1천500억원 이상…승계 재원으로 활용 가능성

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두 회사의 토지를 현금화시켜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법인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형태를 띠다 보니 정 부회장이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 및 청산 과정이 필수적이다.

청산을 할 경우 가장 핵심 과제는 토지 처분이다. 워낙 대규모이기에 거래 상대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매매 상대를 찾는 문제는 의외로 손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두 회사 보유 토지 인근에 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적지만 토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림개발과 서림환경기술이 소유한 토지와 매우 근접한 관음리 392(2천161㎡), 432(2천588㎡) 등 2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개발을 명목으로 매매 상대로 나설 여지가 있는 것이다.

주주는 법인 청산 과정에서 재산 처분 시 시가와 취득가 간 차이에 부과되는 청산소득세(세율 22%)를 뺀 금액에서 자신의 지분율만큼의 금액을 받게 된다. 그리고 향후 의제배당소득세(세율 15.4%)를 납부해야 한다.

정 부회장의 경우 앞서 추산한 토지 가치(2천270억원)를 기준으로 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약 1천800억원을 청산소득으로 받게 되고, 향후 약 300억원의 의제배당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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