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국민기업 포스코(POSCO)의 차기 회장(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CEO(최고경영자) 승계 카운슬'이 정당성 논란에 휘말릴 조짐이다. 후보자를 추천하는 'CEO 승계 카운슬'이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CEO 승계 카운슬'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도입한 CEO 승계 카운슬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식 모델을 벤치마킹한 CEO 인선 방식이다. 이는 포스코 역대 8명의 CEO 중 단 1명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흑역사'를 더 이상 기록하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승계 카운슬이 최종 후보군을 압축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면접심사 대상으로 추천하고, CEO후보추천위가 심사를 통해 이사회에 상정할 최종후보 1인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재임에 성공해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상태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4월 전격 사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의 불씨가 지펴졌다. 이후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지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청와대와 포스코는 각각 사실무근 입장을 냈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CEO 승계 카운슬 구성원과 CEO후보추천위가 사외이사로 채워진 것도 개운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포스코 사외이사는 정권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이 농후했다. 현재 구성한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에는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박병원, 정문기, 이명우, 김신배 등 사외이사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김주현 이사회 의장과 박병원 사외이사는 지난 3월 9일 열린 주총에서 재선임했다.
다만, 두 사외이사를 둘러싼 논란은 있다. 지난 2015년 3월 선임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김주현 사외이사 후보와 박병원 사외이사 후보 모두 박근혜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발족한 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친정부 성향의 인사"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 같은 입장은 지금도 견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지금도 두 사람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진 전 해수부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도 잡음을 내기에 충분하다. CEO 승계 카운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차기 회장을 낙점하는 CEO후보추천위에 당연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성진 사외이사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을 거쳐 2004년 중소기업청장, 2006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해 경제 관련 공약 마련에 힘을 보탰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 등 주요 기관장 선임의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됐다.
포스코 차기 회장이 선출되더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모든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오해를 불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며 "아무런 문제 없이 선임되더라도 계속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소지를 남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