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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불법사채③] '슈퍼카' 뒤로 숨은 불법사채, 손 놓은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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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상담·등록업체 셀 수 없지만…담당자 "손에 꼽는다"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슈퍼카' 뒤에 숨은 중고차매매 불법사채의 음성적인 영업 방식 탓에 당국의 꼬리잡기도 한계에 부딪혔다. 불법 사금융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권한도 조사에 한정돼 적극적인 규제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중고차 불법사채①] 온라인 들썩인 '20세 아우디主', 카푸어 넘어선 인생 도박, [중고차 불법사채②] SNS 점령한 '무신용·개인회생'…매매단지 가보니(르포)

◆중고차 매매 뒤 꽁꽁 숨은 불법사채…이중장치에 규제 '무용지물'

중고차매매 불법사채는 '중고차매매'라는 1차 망을 거친 뒤 성사돼 현장적발이 쉽지 않다. 여기에 음성적인 영업 형태가 피해 확산을 부추긴다.

홍보물부터 흔적이 남지 않는 사회망서비스(SNS)를 활용한다. 페이스북과 유투브, 블로그 등 개인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아도 가입이 가능한 소셜 플랫폼에 광고물을 올려 둔다. 그마저도 휴대폰 번호 외의 세부 정보가 모두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 중고차 판매업자 A씨는 "광고에 나온 내용 중에서 사실을 적은 건 휴대폰 번호뿐일 것"이라며 "신용불량자, 군미필 등 상식적이지 않은 대출을 홍보하는 업체는 우선 걸러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사채와 손 잡은 중고차매매업체는 사무실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다. 광고물에 기재된 휴대폰 번호를 통해 접선하면 중고차매매단지 인근에 약속을 잡고 카페나 자동차보험 판매대리점 등에서 계약을 성사 시킨다. 이름도 '김 팀장' '장 실장' 등의 가명과 직책을 사용한다.

중고차 판매업자 B씨는 "'20세 아우디'와 비슷한 내용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광고가 나간 지 오래 됐다"며 "불법사채를 알선한다는 이유로 관리나 단속을 받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중고차매매단지가 속한 지역의 경찰서에서 폭행이나 감금 같은 물리적인 피해를 보호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수사권도 인력도 역부족한 당국…"대부업 점검만도 업무과다"

김정훈 의원(자유한국당)이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이달 공개한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피해 상담건수는 71만1천382건이다. 이중 불법대부광고가 2만4천313건(7.2%), 채권추심 1만8천577건(5.5%), 고금리 1만2천556건(3.7%), 미등록 대부(불법사채) 1만1천68건(3.3%)이었다.

상담 건수는 수십만 건이지만 담당 인력은 한자릿수에 그친다. 불법사금융을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대응1팀의 구성원은 4명, 2팀의 구성원은 3명이다.

금융당국의 한정적인 역할과 부족한 인력 탓에 현장 감독보다는 제보 위주의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불법사채는 범법행위로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할 권한이 없다. '중고차매매 불법사채'라는 단일 항목을 집중 점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자체가 미등록 대부업체일 가능성이 높은데, 제도권 금융사가 아니라면 당국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하거나 계도하기는 어렵다"며 "또 불법 사금융의 성격상 제보가 없다면 적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신고센터를 통해 민원인이 상담을 한다면 법적 대응을 안내하거나 내용을 정리해 검·경찰에 인도해 주는 정도"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과 대부업 관리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역시 바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역시 손에 꼽을 만한 담당자가 지자체 내 수천 곳의 대부업체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5월을 기준으로 서울시내 등록 대부업체는 2천882개지만 담당자는 28명에 그친다.

서울시 공정경제과 관계자는 "오후가 되면 대부분의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해 자리를 비운다"며 "구청 등 관할 지자체가 지원 요청을 하면 업체에 방문해 서류를 살펴보는 등 지도점검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미등록(불법) 업체는 감독 대상이 아니고, 조사 과정에서 미등록 업체를 발각하더라도 행정처분권이 없어 수사기관으로 이관한다"고 말했다.

◆등록 대부업부터 확인해야…피해 당했다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 노크

고금리 불법사채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분수에 맞는 소비다. 평소 신용도를 관리하는 등 불법사채에 손을 대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다.

A씨는 "신용도가 낮은 데도 수입차를 구매하겠다는 사람은 비양심적인 중고차매매업자의 표적"이라며 "해당 유형의 구매자들은 값이 다른 곳보다 비싸도 허영심에 덜컥 계약을 한다. 중고차매매업자는 중고차 차익도 높게 떼고 불법 사금융 중개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포털 '파인'에서 대부업 등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대부업을 모두 불법 사채로 오인하는 일이 많지만, 대부업도 등록 형태로 관리를 받고 있다. 대부업체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 신고를 해 영업한다. 2016년 7월부터는 자산 규모 120억원 이상, 대부 잔액 50억원 이상인 대형 대부업체는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미등록 대부업에 돈을 갚았다면 흔적을 뚜렷하게 남겨야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불법사채업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다달이 상환 받고도 차주가 돈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차주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개인회생 등의 절차로 금융 활동이 불가능할 경우, 또 돈을 빌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상환하는 일이 잦아서다.

현금을 직접 건네거나 차주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해당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는 식이다. 이때는 차주의 상환을 증명할 길이 없어 불법사채업자로 신고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불법사채를 이용했거나 불법 추심을 당했다면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고금리와 불어난 원금을 일부 낮추는 채무조정제도를 운영 중이다. 개인회생이나 파산, 면책도 한 방법이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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