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햇살론, 미소드림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의 이용자 60% 이상이 6등급 이상의 중신용자로 집계돼 8등급 이하의 극저신용자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민금융연구원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서민금융 지원체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서민금융체계 개편을 논의했다. 조성목 초대원장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책 서민금융상품, 극저신용자 이용률 저조…채무조정시기도 당겨야"
변제호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은 "신용등급을 세 개로 나누면 1~3등급의 고신용, 4~6등급의 중신용, 7등급이하의 저신용으로 구분된다"며 "대출의 수요와 공급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상위 등급의 신용자는 대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높은 반면 저신용자로 갈수록 공급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민간금융뿐 아니라 정책성 상품도 같은 특성을 띠었다. 햇살론, 미소드림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의 이용자 60% 이상이 6등급 이상이었고 8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비중은 9.2%에 그쳤다. 은행을 공급채널로 둔 새희망홀씨는 6등급이상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변제호 과장은 "정책금융이 언뜻 제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거절 당한 사람들이 있다"며 "과거에 비해 정책금융 이용자들의 소득이나 신용등급도 올라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금융과의 조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받아 중신용자에게 중금리를 매기는 지원방향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의 채무조정시기를 앞당겨 재기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등장했다. 빚 상환이 밀리는 시기부터 40개월 뒤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하면 재기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이야기다.
한계차주에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주기보다 채무조정으로 유도하고, 한계·다중차주의 상황을 판단하는 신용상담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저신용자·한계차주 지원제도 '단타' 안 된다…중장기적 시각 주문
이날 포럼에서는 실효적인 서민금융지원 체계와 중장기적 관점의 금융상품 개발이 먼저 요구됐다. 저신용자와 한계 차주를 지원하는 제도가 미봉책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윤증현 전 장관은 "현행 서민금융 지원체계는 전체 체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해 실수요자들이 알기 힘들고 취급실적이 저조한 상품이 많다"며 "상품의 다양성 확보와 맞춤형 채무조정, 신용회복지원제도의 기능강화를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민병두 의원은 "그간 한계채무자, 다중채무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정부의 정책금융상품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중장기적 대책보다는 단기적 대책이 주를 이뤘고 그나마도 공급자 위주의 상품으로 획일적인 잣대로 대상자와 비대상자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조성목 원장은 "'포용적 금융'이라는 대의명제에 동참해 달라"며 "늘어나는 가계부채, 금융의 양극화, 금융소외의 확대, 불완전한 신용회복지원 등 모든 분야에서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가계부채문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사, 금융이용자간의 고통분담 차원의 금융지원과 더불어 수렁에 빠진 금융이용자 구제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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