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최근 게임사 노동조합 설립이 잇따르고 있고 정치권의 게임업계 근로환경 개선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지도 주목된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는 지난 1일부터 개발 자회사들의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과도한 크런치 모드를 추진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인 바 있던 위메이드가 달라진 행보를 예고한 것. 크런치 모드는 신작 출시나 테스트 등을 앞두고 연장 및 고강도 근무를 이어가는 업계 관행을 뜻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카루스 모바일'을 만든 위메이드이카루스를 비롯해 위메이드열혈전기에이치디, 위메이드서비스, 위메이드넥스트 등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포괄임금제 폐지 이후에도 연봉은 그대로 유지되며 모든 연장 근로에 따른 수당이 지급된다. 근로 시간 역시 주 52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야근이 많은 개발사를 우선으로 시행하고 순차적으로 모든 회사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위메이드가 처음은 아니다.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지난해 포괄임금제를 없애고 야근시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기본 근로 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할 경우 주 52시간 내에서 추가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뮤온라인'을 만든 웹젠(대표 김태영) 역시 올해 7월부터 자율출근제를 도입하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이 회사는 임직원의 기존 연봉은 변동없이 모두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한편 주당 52시간 내 연장근무에 대해서는 휴가 또는 임금으로 보상하는 보상휴가제를 마련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포괄임금제는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 야근이나 크런치 모드 등 초과 근무를 해도 보상이 없어 '공짜 야근'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지난달 출범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가 공통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임금제도이기도 하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무리한 일정과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을 만들고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발 방향이 정해짐에도 실패는 개인이 책임져야 했다"며 "인센티브만큼 연봉을 낮춰 입사했지만 함께 이룬 성과는 극소수가 독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포괄임금제를 선제적으로 폐지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면서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지도 주목된다.
한때 야근과 철야가 당연시되던 게임업계는 올 초 불어닥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열풍과 게임업계 근로 관행이 달라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면서 근로 환경 개선에 힘쓰는 분위기다.
당장 노조가 출범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 넥슨 노조의 경우 오는 5일 사측과 첫 상견례를 가진 후 교섭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지난 추석 연휴 직후 사측에 상견례 진행을 위한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다만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더라도 세부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은 "야근에 따른 수당을 다음달 지급하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이라며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대신 올해 진행한 야근을 내년에 휴가로 주는 등 방법을 쓰는 곳들도 있는데, 이는 보여주기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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