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보험업계가 소비자를 상대로 보험금 부지급 등을 위해 500억원 가량의 소송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송비용은 사업비로 분류돼 보험금 지급 축소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험료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것이 사업비 등의 비중인데 이 비용에 법무 비용이 포함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소송을 걸며 사용한 비용이 500억원을 넘는다"며 "소송 비용이 다시 다른 소비자의 보험료에 가산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윤경 의원은 "금융 분쟁 중 보험의 비율이 가장 높고 이중 대부분이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의 소송장에 굴복해 합의하거나 분쟁조정으로 신청한 뒤에 각하되는 등으로 해결 비율이 0.05% 수준"이라고 이야기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법무비용이 가산되는 문제 등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 TF를 구성 중인데 이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논란에 대해서는 약관의 불명확성이 거론됐다. 제윤경 의원은 "보험사가 가입서에 최소 2.5%의 이득을 보장한다고 해놓고 약관과 사업계획서 등 분산된 서류에 나온 모호한 표현을 빌려 확대해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구제안을 이사회에 상정해 부결하고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삼성생명은 결정이 끝난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일괄지급은 법적인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결정은 민원 건에 대해서는 차액을 지급하되 전건 처리는 거부한다는 뜻으로, 금감원의 전액 지급 권고는 거절하지만 분조위의 결정은 따른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한화생명은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의 경우 분쟁조정 결정을 수용하고 다른 계약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지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한화생명은 약관의 해석을 두고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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