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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쟁점①] 일자리예산 '최대 전선'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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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안정자금, 공무원 증원 '칼질' 집중될 듯

47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국회의 '예산 전쟁'이 시작됐다. 정부 여당과 청와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다며 깎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에 들어간 예산안 쟁점을 5차례에 걸쳐 분석해본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47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에서 여야간 가장 첨예한 신경전은 23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분야 예산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7월 이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폭발한 가운데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현 정부의 '약한 고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 정국에서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일자리 예산을 이른바 '세금중독 예산', '장하성 예산'으로 지목하면서 대대적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자리 분야는 23조5천억원 규모로 올해보다 4조2천억원 증가한다. 증가율 22%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고용안전망 분야로 올해보다 26.7% 증가한 9조원이다.

실업급여의 경우 내년도 7조4천억원으로 올해보다 20%가량 증가된다. 지급액도 가입자 평균임금 50%에서 60%로, 지급기간도 120~270일로 종전보다 한달가량 늘어난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경우 2조8천억원가량이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16.4% 인상된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올해보다 10.9% 인상된 8천350원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급기준 보수도 고용 1인당 종전 19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지원금액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5만원으로 확대된다. 4대보험 미가입 영세사업장을 지원하는 사회보험 사각지대 지원금도 9천억원에서 1조4천억원으로 증가된다.

정부가 공공분야 서비스를 통해 직접 창출하는 일자리도 확대된다.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가 주요 대상인데 노년층 일자리의 경우 61만개로 10만여개가, 아동·노인 돌봄 서비스 등 여성 일자리가 13만6천개로 1만6천개 증가한다. 장애인 직접 일자리도 2만개로 올해보다 3천여개 증가한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사회 서비스,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도 대폭 확대된다. 보육교사와 간호간병, 아동 지킴이 등 복지 분야에서 9만4천여명이 고용된다. 공무원의 경우 보건·영양 교원, 파출소·지구대 경찰, 집배원, 질병 검역과 미세먼지 관리 등 대민 분야 국가직 2만1천명을 포함 3만6천명이 증원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병 주고 약 주기?

일자리 관련 예산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지원, 주거·의료·보육 등 생활부담 경감과 함께 공공 부문과 사회 서비스 분야의 고용창출에서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한다는 게 소득주도 성장의 기본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내년도 예산안 취지를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일자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여야의 협조를 주문했다.

이번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공세가 집중되는 대목도 일자리다. 당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을 '세금중독', '장하성 예산'이라고 지칭하며 20조원까지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자리 예산에 대해선 "가짜일자리 예산 8조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이 대폭 삭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 "문재인 정부 이후 54조원의 일자리 관련 예산 중 그동안 성과가 제대로 보이지 않은 저성과 일자리 예산 1조7천억원을 삭감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일자리 관련 사업 가운데 일자리 안정자금이 주된 타깃으로 거론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이 지난해와 올해 연이은 두자릿수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소상공인 지원 차원에서 실행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즉 '병주고 약 주는' 식의 처방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애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없었다면 지급되지 않았을 예산이고, 정작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해고된 사람들도 적잖다"며 "고용자 1인당 지급되는데 정작 지급할 대상이 없어진 것으로 실효성 자체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증원 문제도 논란이 큰 사안이다. 고용창출의 주축인 민간, 기업 부문의 성과가 저조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게 야당의 인식이다. 이번 국가직 공무원 증원의 경우 지난해 정부안 1만2천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공무원 증원은 지난해 예산 정국에서도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경찰, 소방직 등 대민 분야의 현장 인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였지만 야당의 강한 반대로 원안보다 20%가량 줄어든 9천400여명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바른미래당 정책위 관계자는 "공무원 증원이 필요한 분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파출소 중에서도 어떤 곳은 인원이 넘치고 어떤 곳은 인원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조직과 직무 분석, 재배치 계획을 먼저 검토, 제출하는 게 순서"라고 설명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일자리에 대해선 비교적 여야의 이견이 적은 상황이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 소득보전을 위한 일자리 사업이 사실상 고용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다만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은 나온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직접 일자리 예산에서 실제 취약계층의 참여비율이 36% 정도로 저조하고 이 가운데 반복참여하는 경우가 4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취약계층에 속하지 않는 데도 참여하는 경우도 63%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OECD 주요국 일자리 예산을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 일자리 부문이 OECD 평균의 6배나 된다"며 "직접 일자리 운용과 관련, 취약계층의 참여율을 높이고 반복 참여율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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