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일시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올해 3분기까지는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질주를 이어갔지만,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주춤하면서 이들의 4분기 실적 역시 기우뚱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4분기 실적 평균 전망치는 13조9천738억원이다. 지난 3분기 17조5천749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20% 넘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도는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7분기만이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평균 전망치는 5조5천275억원인데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지난 3분기 6조7천424억원보다 다소 뒷걸음질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매 분기마다 앞자리 숫자를 바꿔가며 가파르게 실적을 올렸지만 4분기에 실적 상승 행진을 멈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간 반도체 쪽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실적에 많이 의존해 왔다. 실제로 DS부문은 올해 들어 매 분기마다 전체 삼성전자 실적의 70% 이상을 견인하며 삼성전자의 계속된 분기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끌었다. 지난 2분기 일시적으로 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와중에도 DS부문은 견조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1·2분기 11조원, 3분기 13조원으로 실적을 견인해 왔던 반도체 사업부문의 실적은 4분기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실적은 최소 9조원~최대 10조원 선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빠진 만큼 전사 실적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체적인 반도체 업황의 침체로 역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감소는 결국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의 경우 가격 하락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글로벌 서버 업체들의 서버 증설 계획이 늦어지는 등의 요인으로 메모리 수요 공백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통과 세트 업체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고 축소에 나서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부품업체들은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체감하는 수요 공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근창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지금까지 구축한 데이터센터의 안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에 주요 서버회사들의 D램 재고가 4주 이상까지 상승했고, 클라우드 사업자와 관련된 ODM 회사들의 재고는 5.2주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내년 하반기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는 데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실제 두 업체의 실적 침체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2019년 1·2분기 실적을 각각 1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내년 1·2분기에는 3조원 초중반대로 영업이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바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이후 13조원대로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4조원 내외의 분기 영업이익을 회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이슈들은 내년 중후반부터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 공급 계획이 축소된 만큼 하락 사이클 기간은 더욱 짧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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