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SBS의 보도로 제기된 목포 구도심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강경 대응 차원이다.
손 의원은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이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친분을 들어 이번 사건을 '초권력형 비리'라며 연일 공세를 확대하는 중이다. 손 의원의 투기 의혹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소속 정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은 20일 홍영표 원내대표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참 어이 없는 가짜뉴스들에 대응하며 싸웠다. (보수 야당, 언론이) 전 국민을 소모시키며 떠들어댔지만, 당은 끝까지 절 믿어주셨다"며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고, 제 인생과 관련한 문제라서 제가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 의원은 지난 15일 SBS '끝까지 판다' 팀의 탐사 보도 직후 민주당에 탈당 의사를 내비쳤으나 당 지도부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문제가 된 목포 구도심 일대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호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손 의원의 해당 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지속적 관심 표명 등을 들어 손 의원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문광위) 간사직을 유지하는 등 징계 여부 판단을 보류했다.
손 의원이 탈당할 경우 문광위 간사직은 사임하게 된다. 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떠나 있겠다"며 문광위 위원직도 사임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BS 보도 이후 손 의원이 근대문화역사공간 지정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구도심 일대, 20여건으로 추정되는 주택, 토지 등 부동산을 지인들을 동원해 구입했다는 후속 보도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손 의원이 문화재청을 소관하는 문광위 간사로서, 부동산 투기를 위해 문화재 보호 구역을 지정하는 데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손 의원은 이와 관련 "좋은 경관이 있고, 좋은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발견한 곳이 바로 목포"라며 "국가가 나설 수 없다면, 이정도 콘텐츠가 남아 있다면 스스로 돕는 자를 돕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네 주민들을 설득해 가볍게 공방, 카페를 먼저 열게 했고, 그곳을 홍보해 외지인의 관심을 끌려 했다"며 "제 얘기를 들은 분들은 직접 200, 300명 될 것이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받은 분들은 수천, 수만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택, 토지 매입이 구도심 재생 및 보존 차원에서 본인을 비롯 지인들이 직접 나선 것일 뿐,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해명이다.
손 의원을 향한 투기 의혹과 관련 문화재 등록, 지정이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세에 부정적 소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손 의원이 근대문화유산과 관련 구도심 일대 재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지역 건설업계와 재개발 조합의 반발로 언론을 통한 공세적 폭로전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손 의원은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들이 밝혀진다면 저는 국회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또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 "기자회견 이후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같은 분들이 '국회의원을 사퇴하라'고 또 얘기할 것"이라며 "검찰 결과가 한가지라도 나온다면 그때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
SBS에 대해선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 한다.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제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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