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성윤 기자]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금융공투본)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카드수수료 인상에 비협조적인 대형가맹점들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주요 카드사들과 협상 과정에서 가맹점 해지를 내세운 현대기아차가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했다며 규탄하기도 했다.
13일 금융공투본은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당국의 재벌가맹점 카드수수료 갑질 감독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경호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작년 11월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대해 자동차, 통신, 대형 유통업체 등 재벌가맹점 몽니가 심각하다"며 "현대·기아차는 5개 카드사에 대한 카드 가맹점 해지 등을 무기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개편된 카드수수료 체계를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연매출 500억원 초과 초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상은 금융당국이 카드사 마케팅 비용 산정방식을 개선하며 대형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되는 적격비용을 증가시킨 것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무이자할부, 할인, 포인트 적립 등 카드사 마케팅 혜택을 초대형가맹점들이 주로 누리면서도 이에 드는 비용은 모든 가맹점이 고통으로 부담해 중소상공인의 부담이 되려 커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공투본은 당국이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이번 사태를 야기한만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장 의장은 "앞으로 벌어질 통신, 항공, 호텔, 대형마트와의 협상 과정에서 대기업 가맹점들이 그 우월적 권한을 이용해 법과 제도를 어기는 행태를 또 반복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금융위는 실효성있는 조치 실행과 제도보완을 통해 현 수수료 사태를 만든 책임자로의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재벌 대기업에게는 "대기업들이 무이자할부, 할인 등 카드사 마케팅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점은 소비자라면 누구나 알 것"이라며 "마케팅 혜택을 본 가맹점이 그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는 원칙을 인정하고 수수료 인상을 적극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금투본은 정책적 대안으로 카드수수료 하한선(최저가이드라인)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작년 6월 카드수수료 상한선을 인하시킨 바 있다.
장 의장은 "카드업계가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카드수수료 상한선을 금융위가 작년 강제로 인하시켰다"며 "이러한 전례가 있는 만큼 거꾸로 카드수수료 하한선을 금융위가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최저가이드라인을 통해 재벌 가맹점과 카드사간 불평등한 수수료체계를 평등하게 바꾸는 해결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만일 재벌가맹점들이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거부하고 소비자를 볼모로 갑질 행위를 이어갈 경우 금투본과 카드사 노동자들의 물러섬 없는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성윤 기자 stary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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