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은 여전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26일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해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정 감사보고서 제출은 이날 증시 개장(오전 9시)을 30여 분 앞둔 오전 8시 23분이었다. 거래소는 이날 오전 8시 33분 아시아나항공을 관리종목에서 해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과 25일에 이틀간 거래 정지 조치를 받은 이후 사흘 만에 거래를 재개했다.
앞서 이달 22일 감사인은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과 측정,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근거로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감사의견 한정 표명으로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과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됐다"며 "유동성 위험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하향됐을 때 맞을지 모르는 ABS 폭탄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BBB- 미만으로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자산유동화채권(ABS)을 조기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런 조건의 ABS 미상환 잔액은 약 1조2천억원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 하향 시 장래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발행한 ABS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신탁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한다"며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금융리스부채 41%, ABS 36%, 차입금 15%, 무보증사채와 전환사채 9%로 구성돼 있다. 금융리스채무 계약에도 조기 상환 특약이 있다는 것이 추가적으로 우려할 지점이다. 이외에도 만기도래 채무가 다수 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이 영업을 계속하는 한 현금이 창출된다. 하지만 ABS 조기지급으로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할 때까지 매출의 일정부분을 신탁에 먼저 적립해야 한다. 따라서 기초자산인 장래매출채권에서 나오는 잉여현금을 가져가지 못하게 된다.
현금흐름이 나빠질 경우 또 다른 자금 조달 창구를 찾아야 하는데 신용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주력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신규 ABS 발행도 쉽지 않다. 결국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재무구조가 상당히 악화됐다. 연결기준 순손실은 1천50억원에서 1천95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당초 625%에서 649%로 상승했다.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과 이에 따른 차입금 상환 대응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가 결과는 오는 6월 말 발표된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 신뢰도를 회복하고 건전한 재무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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