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이 거액을 들여 데이터 분석 회사를 앞다퉈 인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16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구글이 데이터 분석업체 루커를 인수한다고 알려진 데 이어 10일에는 세일즈포스닷컴이 태블로 소프트웨어 인수를 밝혔다.
인수 금액도 두 회사 모두 작지 않다. 구글은 26억 달러(3조700억원)에 루커를 사들이기로 했다. 5년 전 스마트홈 업체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한 이래 최대 규모다. CNBC는 지난해 11월 오라클 출신의 토마스 쿠리안이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한 이후 첫 번째 주요 인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2년 설립된 루커는 8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는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인 157억 달러(18조6천억원)에 태블로를 인수한다. 이는 태블로 최근 매출의 1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회사들이 거액을 들여 분석 업체 인수에 나선 이유는 클라우드·빅데이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구글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루커 인수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강력한 데이터 분석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한다.
루커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도구는 구글뿐만 아니라 여러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며, 아마존 레드시프트, 애저 SQL 서버 등 타사 데이터베이스(DB)에서 실행된다. 구글과 루커는 350여 개 기업 고객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토마스 쿠리안 CEO는 "구글 클라우드는 분석 및 의사 결정을 위해 전 세계 주요 기업들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구글 클라우드와 루커를 함께 사용하면 고객은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도 CRM 시장 1위이긴 하나 성장 속도가 느려져 새로운 시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2003년 설립된 태블로는 버라이즌, 슈나이더 일렉트릭, 넷플릭스 등 8만6천여 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태블로는 인수 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앞으로 태블로 소프트웨어 도구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로 CRM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던 세일즈포스가 범용 IT회사가 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15개월 간 뮬소프트(65억 달러), 태블로 등 두 건의 대규모 인수를 성사시키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매출 규모를 2023년까지 230억 달러로 키운다는 목표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성명서를 통해 "태블로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세일즈포스는 사람들이 고객을 참여시키고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구글, 세일즈포스의 잇따른 분석 회사 인수로 분석 업계가 변혁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루커, 태블로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BI, 아마존 퀵사이트 등과 경쟁 관계에 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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