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실적 악화를 이끈 변수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외풍'이다. 지난 5월 미국의 대규모 대중 보복관세로 전면화한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LCD 패널 생산라인 확대로 업황 부진은 악화일로다.
일본의 수출규제 소재 3종의 악영향이 주로 반도체 업계에 집중된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추가적인 수출규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하반기 이후 LCD 생산라인 감축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가 23일 공시한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3천687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지난 1분기보다 1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5% 하락한 5조3천534억원이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에 대한 같은 날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각각 5조9천355억원, 2천846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로 우선 BOE 등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확장에 따른 LCD 패널 가격의 하락 추세가 꼽힌다. 65인치 UHD 패널 기준 LCD 판매가격은 지난해 3월 기준 300달러에서 올해 3월 210달러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IT 경기의 직격탄으로 작용한 게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이 2천500억달러 규모 대중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 중인 가운데 화웨이에 대한 직접 제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1천100억달러 동일 세율의 관세로 맞대응 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대외적 환경이 글로벌 IT업계의 디스플레이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LCD 판매가격은 2분기 말 6월까지 195달러로 후퇴한 가운데 7월 들어서도 185달러로 전월 대비 5.1%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선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에 크게 이슈가 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반도체 분야에 영향이 집중된 수출규제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배제, 종전보다 대폭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측은 "향후 규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나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하반기 OLED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대내외 여건 대비 체질혁신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대비 마진률이 높은 대형 OLED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단적으로 이날 파주 P10 10.5세대 라인에 대한 3조원 규모 추가 투자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월 대형 OLED 생산능력은 7만장 규모다. 여기에 4만5천장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LCD의 경우 8.5세대 생산라인 감축을 통한 가격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동희 CFO는 "지금까지 생산설비를 하루 이틀 유휴 상태로 돌려 가동률을 조정했지만, 본질적 운영 여부를 비롯한 여러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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