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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초격차 전략'…이번엔 차세대 QD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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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13조1천억원 투자 "외부 추격·도전 거셀수록 더 철저히 혁신"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시스템 반도체 다음 도전 대상은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찾은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탕정 공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충청남도 등과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고 직접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 핵심 내용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특히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야심차게 개발 중인 QD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한 13조1천억원 규모 투자다. 우선 2021년부터 QD OLED를 양산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맹추격을 '초격차'로 극복하고 나아가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확고히 수성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을 주제로 Q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 10조원, 기술개발과 인력 확보에 3조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0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13조원 규모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0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13조원 규모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QD 디스플레이는 초미세 퀀텀닷(양자점) 소자를 활용,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LG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OLED의 장점을 접목한 QD OLED 8.5세대 TV용 대형 패널을 2021년부터 월 3만장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QD 소자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기술혁신을 이끈다는 입장이다.

그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의 세계 90% 이상을 공급하는 절대 강자였다. TV용 대형 패널의 경우 LCD 위주였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QLED의 경우 LED 광원에 퀀텀닷 필름을 입힌 형태로 그 기본 골격은 LCD TV다.

LG디스플레이가 독주하는 OLED를 제외하면 TV용 대형 패널 시장에선 LCD가 여전히 주류다. 그러나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이미 생산량에서 국내 업체들을 앞선 상황이다.

그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파주 단지 내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고 인력을 재배치 하는 등 '탈LCD'를 강화하는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날 투자계획도 기존 LCD라인을 QD 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움켜쥔다는 뜻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함께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2000년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로 재편되는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며 "이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1위를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출시된 갤럭시 폴드와 같은 획기적인 제품도 우리의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없었다면 세상에 빛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및 양산을 위한 13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활용된 삼성전자 8K QLED TV의 IFA 2019 전시관 모습.     [사진=삼성전자 ]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및 양산을 위한 13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활용된 삼성전자 8K QLED TV의 IFA 2019 전시관 모습. [사진=삼성전자 ]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및 계열사의 현장을 방문,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올해 들어 두번째다. 지난 4월 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통한 2030년 반도체 종합 1위 비전을 선포했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는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선 사정이 다르다.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대만 TSMC에 이은 2위로 상당한 강점이 있지만 반도체 설계(팹리스)의 경우 인텔, 퀄컴 등 글로벌 강자들에 비해 크게 열세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이같은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한다는 게 이 부회장이 강조한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엔진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데 꼭 필요한 동력이라고 확신한다"며 "파운드리 포함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후로도 적극적인 대외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이 다시 진행되는 등 불리한 여건은 있지만 총수로서 적극적으로 경영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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