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화면의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의 국산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FPI는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수출규제 대상 소재 3종 중 하나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측의 수입제한으로 초기 물량 확보에 상당 부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이노베이션, SKC,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정밀화학 업체들이 FPI 생산설비를 구축한 상황이다.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갤럭시 폴드를 비롯한 폴더블폰 시장의 확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29일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등 스마트폰 과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는 일반 판매로 전환한 이후로도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 폴드는 9월 초 출시 이후 초도물량 부족으로 한정된 규모의 예약판매에만 의존했다.
이달 21일부터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 주요 매장을 통한 직접 구입이 가능하다. 이통사 관계자는 "각 대리점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늦어도 하루, 이틀 이내에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출시 초기처럼 물량이 부족하진 않다"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는 1차 예약 당시 2천~3천대. 2차의 경우 그보다 늘어난 2만대 규모로 물량 공급이 이뤄졌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국내외 3억대, 그 중 전략 모델의 경우 수천만대 단위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적은 물량이다. 월 생산량은 9월 이전 6~7만대 수준에서 현재 월 10만대 규모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배경으로 240만원에 육박하는 매우 고가 제품인 점이 작용한다. 폴더블폰이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로 소수 얼리어답터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접을 수 있는 수준의 유연성을 갖춘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수율이 일반 스마트폰 패널에 비해 현재까지 저조하다는 기술적 한계도 작용한다.
여기에 7월 이후 수출규제도 강력한 대외요인으로 작용했다. 핵심 소재인 FPI는 현재까지도 한 건을 제외하곤 국내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갤럭시 폴드 화면에 기존 스마트폰의 강화유리 대신 사용되는 화면 보호용 필름이 FPI다. 화면을 접을 수 있는 것이 이 소재 덕분인데, 수출규제 초기 국면까지만 해도 일본 정밀화학 업체 스미토모에 전량 의존했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감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FPI는 국내 화학업체들이 일찌감치 기술을 확보한 분야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중 가장 먼저 양산 체제를 갖췄다.
SKC, SK이노베이션도 최근 FPI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디스플레이 소재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들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만큼 조만간 양산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화웨이가 내달 15일 메이트X를 출시하며 폴더블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애플의 경우 필름 대신 초박막 유리를 채용한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세대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기 폴더블폰 시장은 사실상 갤럭시 폴드 독무대였지만 내년 300만대 이상 시장이 형성되면서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업계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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