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다음 50년 새로운 과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50년은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물론 스마트폰과 초고화질 TV 등 한국 IT 산업의 반세기를 상징한다. 정작 1일 창립 기념일은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조촐하게 치러졌다.
이 부회장은 다만 임직원 대상의 격려 영상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국정농단 사태의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내 최대 기업 총수로서 사회적 책임과 기여에 앞장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삼성전자의 1일 기념식은 수원 본사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부회장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 기술혁신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삼성의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사람의 가능성을 끌어낸다'는 뜻)'를 다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날 기념식에서 "혁신으로 초일류 기술 중심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나가자"면서도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며 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 상생과 나눔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고 이병철 명예회장 당시 1969년 1월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로 출범했다. 1998년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를 합병한 11월 1일을 현재까지 창립 기념일로 삼고 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IT업계와 수출산업의 상징이다. 그만큼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매 10주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더구나 반세기를 의미하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기업이라면 다음 50년을 위한 대대적인 행사와 대규모 비전을 발표할 만 하지만 삼성의 올해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2009년만 해도 삼성전자는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 2020년 매출액 4천억달러 달성 등 거대한 목표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50주년 창립 기념식은 규모나 메시지 측면에서도 대폭 간소해졌다.
삼성전자는 국내 7만여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창립 기념 1개월간 봉사활동을 제외하면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국정농단 사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 파기환송 첫 공판에서 삼성전자 내 준법 감시제도, 일감 몰아주기와 협력업체 압박 등 대기업 폐해를 시정해달라는 법원의 요구가 이 부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번 50주년 관련 이 부회장의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톤이 크게 낮춰진 가운데 이같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의도로도 읽힌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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