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면서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 앱 시장을 평정하게 됐다.
배달의민족은 독점 논란이 불거지자 수수료 인상 계획이 없다며 부정적 여론 불끄기에 나섰지만, 음식점주나 이용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매각 발표 이후 입접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매각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천500억원)에 달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은 물론 1위 배달의민족 모회사가 됐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이 딜리버리히어로 단일 기업 독점 체제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배달 서비스 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순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매각을 놓고 딜리버리 히어로의 국내 배달 앱 독점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입점 업체들의 반발을 의식해 수수료 인상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내년 4월부터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5.8%로 낮춘다"며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입점 음식점이나 이용자들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독점하는 시장 상황을 불안해 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와 배달통 등의 모회사인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소상공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엄정한 심사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부족한 배달업 종사 소상공인들에게 매달 빠져나가는 배달앱 수수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독과점 폐해를 막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시급히 법적, 제도적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단기적으로는 수수료도 동결하고 상생 대책을 마련하는 액션을 취할지 모르지만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외식 시장이 배달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개 플랫폼 선택권마저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 이용자들은 배달의민족을 '게르만의 민족'이고 칭하는가 하면 직접 음식점으로 전화 주문만 하겠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에 매각된데다 요기요와 한 식구가 되면 할인 쿠폰을 비롯한 서비스 경쟁을 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조만간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심사 과정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독자경영을 하고, 배달 앱을 중개 앱에 국한하지 않고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김봉진 대표가 DH 아시아 사업을 관장하는 등 이번 M&A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딜"이라며 "한국에서도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 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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