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지난해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한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도 우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조강생산량 확대, 원재료 가격 상승,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위축 등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가 원인이다.
27일 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지난해 1~11월 누계기준으로 9억86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억4천730만톤)과 비교해 7.2%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매달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내수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커지자 조강생산량 감축과 구조조정 등 철강산업 재편에 나섰다. 중국은 상위 10개 철강사에 조강생산량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0년까지 조강생산능력을 1억~1억5천만톤을 감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철강 감축 드라이브가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규제가 느슨해지면서 중국산 철강제품이 대거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저렴한 철강제품이 생산되면서 철강 가격은 하락, 국내 철강업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철강 가격은 2018년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원재료인 철광석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해 7월 톤당 122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조금씩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9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지난 2017년, 2018년 70달러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철강업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어닝쇼크 가능성이 나온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전년보다 33.9% 감소한 8천39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전년대비 86.2% 줄어든 350억원으로 산출됐다.
문제는 내년까지 시황 개선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철광석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전방 수요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품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불확실성까지 떠안게 됐다.
민사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고로 가동률은 동절기 감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80%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도 노후설비 폐쇄에 따른 신예설비들이 속속 가동되기 시작한다"며 "수요의 불안요소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해 철강산업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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