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단이 6일 화재사고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결론 낸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ESS 화재가 배터리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조사단의 분석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로써 국내 ESS 시장 내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삼성SDI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사단의 결과와 당사 분석에 큰 차이가 있어 정확한 설명을 드린다"며 "배터리는 ESS 화재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앞서 ESS조사단은 이날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충남예산(LG화학) ▲강원평창(삼성SDI) ▲경북군위(LG화학) ▲경남하동(LG화학) ▲경남김해(삼성SDI) 등 5건의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를 실시한 결과, 4건에서 배터리 결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 배터리라고 반박했다. 삼성SDI는 "조사단 분석내용은 화재발생 사이트가 아닌 동일시기에 제조돼 다른 현장에 운영 중인 배터리를 분석해 나온 결과"라며 "조사단 결과가 맞다면 동일 배터리가 적용된 사이트에 화재가 발생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배터리에 큰 전압편차가 발생했다'는 ESS조사단의 주장에 대해서는 "조사단이 주장하는 큰 전압편차는 충전율이 낮은 상태의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고 맞섰다.
삼성SDI는 강원평창 ESS의 경우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작동했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제시한 운영데이터는 화재발생 3개월 전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발화지점이라고 해도 화재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LG화학 역시 삼성SDI와 유사한 논리를 통해 ESS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반박했다. LG화학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사이트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조사단 발표와 관련해 LG화학은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 또는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충남 예산의 화재조사 결과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다는 ESS조사단의 결과에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됨으로써 배터리 내 용융흔적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은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ESS사업장 배터리에서 일부 파편이 점착되고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이 형성됐다'는 ESS조사단의 주장과 관련,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된다고 해도 발화 위험성은 없다"며 "리튬석출물은 자연스럽게 생기며 배터리 내부발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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