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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19'에 속타는 알바생…식당은 '나홀로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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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기 침체 속 자영업자 위기…"이러다가 연쇄 도산 이어질까 걱정"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천 명을 돌파한 가운데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의 '연쇄 도산'이 눈앞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백방으로 대출을 알아보는 등 '버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7시경 찾은 서울 이수역 인근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맛집'으로 이름이 알려진 식당도 채 절반이 차지 않은 모습이었고, 저녁 식사 시간임에도 손님이 한 사람도 없는 가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 씨(37·남)는 "대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손님이 하나둘 끊기더니, 최근 들어서는 하루에 열 테이블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며 "적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당분간 가게를 닫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판"이라고 밝혔다.

3일 저녁 서울 이수역 인근은 평소보다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3일 저녁 서울 이수역 인근은 평소보다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또 평소에는 인근 버스 정류장마다 경기도권으로 퇴근하기 위해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익숙한 광경이었지만, 이날은 이 같은 줄도 그다지 길지 않아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짐작케 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직장인 B 씨(27·여)는 "요즘은 저녁 약속도 거의 잡지 않고, 회사에서도 회식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집과 회사만 오가고 있다"며 "재택근무가 많은 탓인지, 자차 이동이 많아져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보다 버스가 붐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외식업계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는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고객 수의 3분의 1 감소를 겪었다. 또 이후 조사한 2차, 3차 조사에서도 비슷한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시작한 후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극도로 높아진 지난달 18일 이후로는 이 같은 고객 수 감소 폭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C씨(36·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이전 대비 3분의 1도 안 돼 이대로 가다가는 임대료마저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버텨내기 위해 영업시간을 줄이고,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매출 감소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큰 길가에 위치한 식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큰 길가에 위치한 식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들은 상황 악화에 따라 소상공인 긴급대출, 코로나19 자영업자 지원금 등을 받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대출 신청자가 많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거나 기존 대출금 등의 문제로 인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외식업 긴급지원방안을 발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지원 방식 및 규모가 현 상황을 버텨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D씨(33·남)는 "매출 타격 속 대출을 받아보기 위해 여러 곳에서 상담을 했지만 대부분 상담이 밀렸다거나, 기존 대출금이 있어 추가 대출은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정부가 주겠다는 지원금도 현재 상황을 버텨내기엔 충분하지 않아 직원을 쉬게 하고 온 가족이 나와 일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자영업자 몰락 방지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업계는 자영업자 몰락 방지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보다 강력한 자영업자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와 건물주들의 임대료 감면 독려 등 단기적 대책을 넘어,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이를 버텨낼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크고, 사태 수습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영업자 몰락을 막기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단기 대책을 넘어, 자영업자들이 최소한 '버틸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4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2조 원 규모의 긴급 대출 지원책 등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추경안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긴급경영자금 융자 규모 증액, 대출에 필요한 보증·보험 규모 확장, 고용유지 및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을 위한 예산 등이 포함됐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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