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오는 2022년 시행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또 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새 기준은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에 보험사의 대규모 자본확충과 전산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이다. 저금리와 시장 포화로 고통받고 있는 보험사들은 도입 연기 가능성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오는 17일 밤(한국시간) 이사회를 열고 IFRS17 도입 시기를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연기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IASB는 IFRS17을 2021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018년 11월 시행 시기를 2022년으로 1년 연기한 바 있다.
IFRS17 도입 연기 논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회원국 상당수의 적극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IASB 이사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네덜란드와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중국, 일본 등 총 14개국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유럽보험협회를 중심으로 미국, 호주, 한국 등 9개 보험협회가 IFRS17의 연착륙을 위해 지난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IFRS17은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경우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국내 보험사들은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게 돼 부채 규모도 커진다. 부채가 많아지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게 돼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이에 그간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전산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지난 1월에는 동양생명이 이사회를 열고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보험업계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IFRS17 도입 연기 전망에 보험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시장 포화로 인해 제로성장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냈기 때문이다.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에는 전산시스템을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시장 포화 상태에서 대규모 자본확충까지 해야 했던 보험사에게 도입 연기 가능성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며 "성장 동력이 사실상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졌기에 더욱 철저히 제도 도입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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