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돌파구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흑자 전환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높여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고, 실적 개선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가동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1분기에 양산 준비를 끝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의 이슈로 인해 예상보다 늦춰졌고, 2분기 내로는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OLED 공장 양산 시점이 명확하게 나온 건 아니다"면서도 "계획보다 늦어졌기 때문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 OLED 공장은 LG디스플레이 흑자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OLED 생산의 핵심 기지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은 가동이 시작되면 월 6만 장(유리 원판 투입 기준)을 생산하고, 향후 월 9만 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8.5세대 원판 한 개로 55인치 TV 패널 6장이나 65인치 TV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생산라인에 멀티모델글라스(MMG) 생산방식을 적용했다. MMG 공정은 다중모델 생산 방식으로 한 장의 유리 원판에 여러 규격의 패널을 양산하는 기술이다. 패널 원판을 다양한 크기로 잘라내기 때문에 버리는 부분이 최소화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 지난달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에 임직원 290여 명을 특별 입국시킨 바 있다. OLED TV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기업들이 OLED TV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어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시장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OLED TV 판매량은 올해 350만 대에서 내년 600만 대, 2024년 95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전망치는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450만 대에서 22.2% 하향 조정됐지만,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화웨이가 처음으로 OLED TV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LG디스플레이는 고객이 또 하나 늘게 됐다. 샤오미·샤프·비지오도 올해 첫 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현재 OLED TV를 내놓거나 조만간 출시 계획을 밝힌 회사는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총 19개사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흑자 전환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되나 2분기 적자 폭을 축소한 데 이어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3천8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적자 규모가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2분기에는 2천9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0%가량 적자를 축소하고, 3분기 16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7분기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으로는 3천866억 원 적자로 지난해보다 71.6% 적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광저우 라인이 1분기 가동에서 2분기 가동으로 연기됐고, 도쿄 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가 지연되며 TV 수요 약세가 예상돼 올해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전분기 대비 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2021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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